쟁점 토론 13. “노동과 기본소득” 발제 녹취록
불안정 노동현실과 정책 대안
발제자: 김성희
노동연구자가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비율이 가장 낮을 수도 있습니다. 노동 안에서의 대안을 추구하는 건데, 노동을 넘어선 대안이 기본소득 전략인 것은 사실입니다. 고민입니다. 회원이 된 것은 이것 한 가지 방법으로 우리의 현실을 해결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다차원적으로 복합적으로 모든 대안들이 같이 추구되는 게 필요할 만큼 우리 상황이 굉장히 긴박하며 안 좋다 하는 점에서 동의하기 때문에 모든 대안들이 경합하면서 서로 융합돼야 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불안정 노동은 제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오래 있었고, 그때부터 고민을 했던 사안들이기도 합니다. 비정규 문제는 이미 쟁점화돼서 모든 사람들이 다 이해하고 있는데, 비정규 개념 자체가 정규직과 상대적으로 정해진 개념인만큼 좀 더 능동적인 개념으로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을 오래 전부터 했습니다. 비정규노동센터와 경쟁상대인 불안정철폐연대도 있는데, 그때는 너무 ‘불안정’ 개념이 모호하다고 생각했지만 새롭게 확대되고 있는 불안전하고 불안정한 노동자들을 포착해 나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비정규직 노동과 불안정 노동
오늘 노동 전반에 관해 설명해야 되겠지만 불안정 노동 중심으로 다뤄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비정규직은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고 정규직의 절반의 임금을 받으며 사회적인 보호나 기업 복지에서의 조건도 매우 격차가 크다는 점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2018년 자료인데, 크게 변화는 없습니다. 최근 비율은 정부 통계 기준으로도 늘어나긴 했습니다. 문제는 비정규직 경제활동 인구 부가조사로 파악하는 비정규직 규모 파악에는 심각한 허점이 있는 게 간접고용과 특수고용 문제입니다.
한국 사회의 특수성에 의해 이제 쟁점은 직접고용 기간제 문제보다는 간접고용, 특수고용의 남용에 있습니다. 플랫폼 노동의 확산으로 이 경계가 더 애매해진 상태에 처해 있다는 겁니다. 비정규직 규모를 파악하는 파견, 용역, 호출을 다 간접으로 묶어 보더라도 굉장히 축소 파악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특수고용은 2012년에 이미 경제활동 부가조사의 2.5배 정도로 파악해야 된다는 얘기가 있었고, 최근 220만명으로까지 확대돼야 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비임금 근로자, 자영업자로 구분되고 있는 특수고용도 91만명이고, 새로운 유형의 특고가 55만명, 합해서 경활부가조사에서 파악하는 74.5만 더해서 220만 정도 돼야 된다는 것입니다. 파견 경우는 인천공항 간접고용 노동자 얘기도 있었듯이 그런 노동자들이 다 비정규직으로 파악이 안 됩니다. 용역회사의 정규직으로 잡히는지, 계약직으로 잡힐지 알 수 없는 그런 존재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 합을 할 수는 없지만 파견은 20만명으로 전체 임금 노동자의 1.1%밖에 되지 않습니다. 사실 간접고용 문제를 축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용공시제로 300인 이상, 공공부문의 소득 외 근로자를 파악하는데 그게 91만명입니다. 300인 이상과 공공에 고용된 비중이 2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걸 염두에 두더라도 사실 굉장히 많은 비율입니다. 18.8%를 차지하고 있는 간접고용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간접고용 문제가 매우 중요한 영역인데 제대로 통계상으로 포착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특고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둔 연구자료지만 누락된 간접고용 숫자를 구할 수가 없는데, 어딘가는 속해 있다는 겁니다. 정규직으로 잡힐지 비정규직으로 잡힐지 모르지만 특고를 간접고용으로 잡히지 않은 사람들을 보완해서 봐야 되고, 비경활 연구나 실업자까지 포함해서 본다면 불안정한 노동자 비중은 굉장히 높습니다. 또 여기에 중소영세기업 노동자들이 대부분 정규직이라고 응답했더라도 평균 근속기간은 매우 낮기 때문에, 이것까지 하면 생산가능인구의 3분의 1을 넘고, 취업자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그런 불안정노동자군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될 문제 중 하나가 2004년부터 해서 10년간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적용한 주 40시간제입니다. 사실은 40시간제가 아니라 68시간제까지 허용하는 체계였다는 게 52시간 상한제 도입으로 확인된 문제입니다. 전체 노동시간은 추세적으로 줄어들고 있어서 초장시간 노동 비중도 27.6%에서 6.9%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또한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비중이 15년 전 1.4%에서 4.5%로 증가했고, 15시간에서 40시간 사이에 일하는 비중도 8.5%에서 13.5%로 증가했습니다. 전체 노동자를 기준으로 노동시간 추이를 보면 시간제 노동자 비중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전체 노동시간 평균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걸 감안해서 봐야 합니다. 지금 EU의 평균은 파트타임이 17%, 기간제 및 계약제 등이 13%, 파견노동자가 1~2%의 비중을 차지하는데, 우리는 파트타임보다는 정규직과 비슷한 시간을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비중이 높다는 게 차이점입니다. 유일하게 유사한 게 스페인인데, 지금은 단시간 노동자까지 급증하고 있습니다. 공공일자리로 창출되는 노동자도 꽤 되지만 단시간 노동자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생계가 힘들어서 취업전선에 조금이라도 나와서 돈을 벌어야 되는 상황이, 단시간 노동자까지도 늘어나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누구는 너무 일해서 탈이고, 또 상당수는 일할 시간이 부족해서 탈인 이런 시간의 양극화 문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설명하기 시작하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조금 뛰어넘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전부터 기업규모 효과가 크냐, 고용형태별 격차 효과가 크냐 논쟁이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중첩차별이기 때문에 섞여 있습니다. 성차별, 연령차별 등도 사실 비정규직 차별과 중첩돼 있는 상황입니다. 세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말씀드리면 차별적인 비정규직 활용 등 노동시장 분단 요인이 인적자본 격차보다 큰 요인으로 설명돼 있습니다. 2005년과 17년을 대기업 정규직을 기준으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을 변수로 해서 비교해 본 바에 의하면, 비정규직으로 인한 격차 부분이 조금 더 확대되고 중소기업 격차는 그것보다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그건 무엇이 더 크다는 논쟁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규모 효과와 고용 형태 효과를 같이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조건에 있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일부 논자는 고용효과가 큰가 보다, 기업 규모 효과가 훨씬 커서 대중소기업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이 자료를 보면 예전에는 기업 규모 효과가 더 크게 나왔지만, 그렇게 활용하는 것은 사실 바람직한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다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그 추이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정도로 삼아야 된다고 봅니다.
2. 노동대응정책의 평가
코로나 이전 노동시장 지표가 가지는 함의는 노동존중정책이 효과가 있었느냐에 대해서 얘기하기에는 부적절한 측면도 상당히 있습니다. 효과가 없다는 주장은 최저임금 문제를 가지고 많이 등장했는데, 이런 주장들은 사실은 제대로 된 분석이 아니었고 신고전파 독트린을 그대로 반복하는 경향도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2019년까지 임금불평등 완화효과가 상당히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도움이 됐지만 고용 측면에서는 거의 확인이 안 됩니다. 정규직 전환의 효과가 민간 확산이 전혀 안 됐고 섬에 갇혔다 표현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공정성 시비가 붙으면서 민간 확산은 더 차단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보건복지 분야, 교육 서비스 분야 등 중위임금 이상 그럴 듯한 일자리는 많이 늘었습니다. 공공서비스 확대를 통해서 늘어난 것인데, 공공 및 준공공부문의 일자리가 정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연령별 문제도 심각합니다. 청년층과 노년층 둘 다 심각합니다. 바람직하지 않으나 불가피하다면서 공공, 노인일자리, 공공근로와 청년인턴제 이 정책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됐는데, 40대 장년층의 문제가 좀 더 심각하게 나타났습니다. 구조조정 여파가 작용했던 것이 그때 나타난 중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세 번째 저임금 불안정층이 침전,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업규모 효과, 고용형태 영향, 인적속성에 의한 차별, 인적자본 차이에 따른 격차는 중층적으로 같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게 침전화 되고 신분화 되는 경향, 신분차별적 경향으로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코로나 19 이후에 이런 불균형 현상은 더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게 전세계 공통의 지적입니다. K형 양극화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취업자 감소가 쭉 벌어지는데, 취약한 계층에게 타격이 큽니다. 성별 연령별로 보면 여성, 청년, 노인 일자리는 크게 변동이 없습니다. 오히려 노인 일자리는 늘어났습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에게 타격이 큽니다. 교육수준별로는 중저학력층의 고용감소가 두드러지고, 사업체 규모별로는 10인 미만 영세규모 사업체의 고용감소가 두드러집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직과 임시직 노동자 감소했습니다. 상용직 노동자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나타나고 있지만, 임시직과 일용직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왜냐하면 계약기간이 1년 이상 늘어나면 다 상용직으로 잡히기 때문입니다. 무기계약직, 공모직이 다 상용직입니다. 이런 효과와 함께 공공부문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습니다. 1년 이상 기간 계약이 많아지고 통계가 정교화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입니다.
비임금근로자 중에서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감소했습니다. 최저임금이 한참 인상될 때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안 줄었고,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가 줄었습니다. 지금은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순수 자영업자 외에 플랫폼 노동자, 특고 노동자의 숫자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는 통계상으로 구분이 안 됩니다. 따라서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추이가 코로나 이전과 이후가 차이가 난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여행·관광업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감소직종 외에 교육서비스업이 매우 감소하고 있다는 게 심각합니다. 운수·창고업은 늘고,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은 늘었다가 최근에는 주춤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지표입니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 농림어업 종사자 외의 모든 직업에서 줄고 있습니다. 서비스, 판매직 이런 쪽에서 감소도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직장갑질119조사에서 1차, 2차, 3차가 있었는데 고용 역량은 잘 안 나타납니다. 확실하게 나타나진 않는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심리적 영향은 고용 관계에서도 약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추이입니다. 최근에 이런 양상은 심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노동정책은 어떻게 대응해 왔는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약이니까 250만개, 300만개, 81만개, 이런 식으로 상징적인 숫자를 제시하는 방식의 정책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정보별로 추이가 있는데, 2017년과 2018년까지 안 좋다가 2018년 후반부터 경기회복 사이클이 회복되고 있어서 2019년까지 괜찮았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를 맞게 된 것입니다. 정책역량의 효과보다는 경기 효과가 지배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걸 두고 정책 탓 논란이 심각하게 벌어졌습니다. 최저임금, 주 52시간 상한제, 정규직 전환 등의 노동정책 모두가 논란 대상이 돼서 삐끗한 상황입니다. 고용노동시장정책을 상대적으로 강조하고 노사관계 구상은 별로 없습니다. 노사정위원회와 같은 사회적 대화를 하고 있다는 걸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징적 정책이 정책 방향 설정을 대체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노동 중시 정책이지만 노동 중심 정책은 아닙니다. 그런 상황은 계속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노동존중정책과 최저임금 모두 다 노동빈곤과 불평등 해소를 강조해 나가다가 멈추고 후퇴했습니다. 최저임금도 그랬고, 노동시간 단축도 타협하면서 그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 52시간 상한제가 그렇게 대단한 정책도 아님에도 엄청나게 논란을 빚고 주고받기가 되면서 이뤄졌습니다. 고용창출로 이뤄지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손도 못 댄 것입니다. 그런 논란이 자꾸 벌어지는 이유는 노동시간단축을 고용효과로 연계시키는 정책 설계를 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논쟁을 하느냐에 따라 그 다음 할 수 있는 일도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일자리 창출은 공공부문에 멈췄습니다. 자회사, 무기계약직 중심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직접고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말만 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처우의 기준을 합리적 차이로 전환시키느냐에 대한 논의는 진전이 안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다음 노사관계 분야인 ILO 핵심협약 비준에 합의했습니다. 선(先) 입법 논의를 벌이다가 선입법에서 경영계의 요구를 많이 반영한 노동법 개정을 한 다음에 비준했습니다. 오래 묵은 숙제를 풀어내는 데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대화기구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바뀌었는데 나아진 건 별로 없습니다. 노동시간단축과 이해충돌과정 등 노사관계 정책의 보완대책은 정규직 전환정책 1개뿐으로 제한적이었습니다. 권력관계 추를 잡는 일에 있어서는 양비론적으로 가다가 비준하긴 했지만, 상당한 걸 내주면서 통과시킨 상황입니다. 사회적 대화는 별로 큰 의미는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코로나 19 대응정책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 보겠습니다. 종합적 고용과 소득 안정망을 설계하고 사각지대 긴급지원을 재구성하는, 이 두 가지가 과제일 수 있습니다. 인프라를, 지붕 고치는 일과 양동이 받치는 일을, 비가 새는 집 안에서 해야 될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되는데 제도적 허점이 있는 상태에서 사각지대가 광범위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적극적 긴급지원, 이렇게 표현해도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기본소득 전략과 유사할 수 있습니다. 양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도적 구조 구축전략이 필요하고, 이행을 담보하는 전환 전략, 예산편성의 새로운 관행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제시된 세부내용 중에서 전국민고용보험제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지급기간, 지급대상, 포괄범위 굉장히 제한된 상태에서 확충, 확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도 확충이 안 된 상태에서 확대도 강도 높은 것은 아닙니다. 고용유지 지원제도가 확충이 돼야 되는데 지급대상 기간이 다 끝났습니다. 확대해야 되는데 단축근무제 모형이라는 게 우리나라처럼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정규직, 비정규직 격차가 있는 나라에서 시행하는 모형이 시간단축 일자리나누기 모형입니다. 단축근무제 모형이 IMF 때부터 논의됐던 얘기지만 일자리나누기 모형으로 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고용-복지 연계 사각지대가 있고 중첩지대를 재설계해야 되는 게 있는데, 재난지원금, 소득지원금, 실업급여 제도의 재구성, 이런 문제들이 충분히 논의되고 있지 않습니다. 비정규직 정책 재구성이 필요하다, 민간정책이 실종되고 있으니까 공공부문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지만 또 한편 전부문 고용공시제와 고용책임성 연계 정책이 전혀 다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청년정책, 역대 큰 청년정책만 7번~8번 이뤄졌는데 한 번도 고용책임이 연계되지 않고 인턴제 유형에서 맴맴맴 돌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소득지원 정책도 생산적 복지 수준인 실업구조제, 국민취업진흥제도로 설계하고 있는 정도로 그치고 있어서 완전한 실업부조도 아닌데, 우리도 실업부조 유형을 도입했다고 자랑하는 게 민망합니다. 전국민 고용노동제는 단초이긴 하지만 사각지대가 여전히 많습니다. 특고의 업종, 대상 제한 가능성이 높습니다. 산재 적용 대상은 14개 직종 외에 새로 늘어나고 있는 게 굉장히 많은데 안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서도 전속성이라는 기준, 한 사업자에게 주로 속해 있는 그 문제를 토대로 했다가는 산재 적용률밖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확대하는 조치를 취하긴 했다지만, 적용 대상에 포괄된다 하더라도 많은 수가 누락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업급여 배제 문제가 있습니다. 가입요건을, 일정 기간 동안 일정 수준의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데도 문턱을 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자발적 이직이 여전히 적용 안 되고, 지급기간 소득대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소득대체율보다는 지급기간이 너무 짧아서 새로운 산업 변화에 적응하는 직업훈련을 충분히 받을 만큼 실업급여가 지급되지 않아서, 교육훈련의 실태는 이른바 소득적 보장제도라는, 실업급여 지급기간의 한계점이 생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기실업자 실업부조로 가자고 했던 게 해결이 안 되고 있습니다. 고용유지 지원제도의 사각지대는 하청 기업입니다. 하청기업은 신청을 못합니다. 무급휴직자는 일시적으로 급증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상황인데 실업률이 별로 안 늘어났습니다. 다 옆으로 빠집니다. 비경활로 많이 빠지기도 하지만 무급휴직자로, 취업자가 아닙니다. 무급휴직자 비율이 유급 휴직 받는 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이런 것이 지원되지 않아서 지자체 긴급지원 할 때 포괄하기도 하던데, 그런 일시적 지원금을 제도화시키는 논의는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사각지대라는 것이 확인됐으면 제도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되는데 다뤄지지 않습니다.
한국판 실업부조도 문제가 있습니다. 일자리 예산이 31조 늘어났는데 문제를 해결할 만큼 제도화에 대한 고민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조금 멎는 수준에서 가고 있고, 뉴딜 일자리 얘기도 단기 불안정 일자리 중심인 것이어서 해결을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노동정책의 구조적 과제와 대응 방향
세 번째 주제입니다. 노동시장의 구조적 과제와 새로운 도전입니다. 이미 우리는 차별과 양극화가 심각한데 새롭게 더 이를 강화할 수 있는 위협 앞에 놓여 있습니다. 디지털 혁명,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만능신화가 다 해체되고, 모두가 유연안정화로, IMF, IBRD, OECD 다 타협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데 여전히 헤게모니 세계 경쟁체제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리라고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도 녹록하지 않은데 코로나19상황이라는 게 좀 더 각성할 수 있는 촉진 계기는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불안정 확산을 불평등의 지속 확대되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규범인 유연안정성으로 수렴하는 방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두 개의 자본주의, 세 개의 복지국가, 5개든 3개든, 탈규제냐, 이중구조화냐, 연대적 유연안정화냐, 이런 세 개 지역이 병합되는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어떤 하나의 시나리오보다 어떤 데 초점을 두고 보느냐에 따라 이 양상들이 동시에 벌어지는 상황일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시나리오는 캐스린 슬린(Kathleen Thelen)의 2018년 책에 나온 얘기입니다. 탈규제, 이중구조화, 사회연대적 유연안정성. ‘슬린’으로 읽던데, 정확한지 모르겠습니다. ‘텔렌’으로 읽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분이 독일 국적, 독일에서 연고가 있는 분인 걸로 아는데, 독일에 대해서 이중구조화라고 매우 비판적으로 얘기를 하시는 모델입니다. 결과로 보면 약간 그렇습니다. 세계복지국가 논쟁에서도 독일은 처음에는 그랬지만 보수주의적 국가체제라지만 사실 북구 국가랑 거의 여성 참여율이 근접해 가고 있습니다. 제조업 중심 국가로서 서비스 산업과 제조업 간의 간극이 커져 있고, 그게 고용형태 간의 격차로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거기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점은 맞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변화의 궤적들을 보면 탈규제 방향 때 굉장히 커버리지도 좁아지고 조정력도 낮아지게 됩니다. 이중구조화 경우에도 커버리지가 차이가 커지는 겁니다. 안정화의 경우에는 조정의 정도는 낮아져도 현 노사관계 요인이고, 노동 복지 영역이고, 시장 복지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야 될 문제가 무엇이냐? 불안정고용을 방치하고, 노사관계 조정기제가 무기력한 탈규제 유연성 중심의 궤적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기업 별로의 체제, 이런 것이 변화가 없는 노사관계에 의해서도 조정기제 불균형은 시정되지 있고 않습니다. 고용안정과 이해대변, 불안정과 이해대변 부재의 이중구조화의 양상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회연대형 진로에 대한 고민은 여러 가지 정책적 모색으로 등장하지만 사업지대를 촉발하는 데 있어서는 진도가 잘 안 나가고 있습니다. 불안정 고용 해결 시나리오를 통해서 이걸 비교를 해 보면 유일한 최선의 전략은 없다고 봅니다. 이건 보스코의 구분에 관련돼 있는 얘기입니다. 슈피어하고. 불안정 고용에서 표준적 고용관계로의 복귀, 정규직 전환 정책하고요. 계층화된 표준고용으로 가는 방법, 무기계약직, 자회사 고용 등이 결국 그 양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차별개선을 통한 비정규직 사용 억제와 노동조건 격차 축소의 방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고용관계를 넘어선 대안, 고용관계 안에서 해결책이 안 나온다, 기본소득 전략이 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표준적 고용관계로의 복귀는 서구사람들도 다 불가능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이미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정규직 전환정책이, 정규직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는 정책이 타당한지에 대한, 모두가 갈 수 있냐, 자본주의 철폐 수준의 공약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맥락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사실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 격차를 어떻게 합리적인 차이로 조정해 나갈 수 있는 제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문제에 치명적으로 부딪히고 있다고 하는 게, 계층화된 표준고용의 문제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봅니다. 현실은 두 가지입니다. 캐치프레이즈가 뭐든 접맥되게 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또 하나 주목해야 될 게 차별개선 중심 접근인데요. 조금 뭣 모르는 사람이 많이 얘기하긴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차별이 없으면 쓸 일이 없겠지 했는데, 그건 발생 메커니즘에 대해서 무지한 소치라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는 동시에 이뤄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차별개선제도가, EU가 지침을 만들 때 차별금지 지침부터 만들고 기간제 지침 만들 듯이, 우리나라도 비정규직법, 2007년부터 시행된 법을 만들 때 흉내는 냈습니다. 그런데 차별개선제도가 거의 이용률이 0.1%밖에 안 될 정도로 무력한 제도입니다. 정말 개선하는 방법을 주목해야 됩니다. 차별개선안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건 과한 얘기지만, 이런 방법이 구사돼야 된다는 건 맞습니다. 일부 얘기되고 있는 경기도에서도, 비정규직 임금 프리미엄제, 그건 상징적 해법인데, 구사방법이 참 어렵습니다. 적용 대상은 실제로 하다 보면 굉장히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점으로 삼기보다는 이런 것도 있다고 하고 끝날 가능성이 높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별개선제도 개선에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고용관계를 넘어선 대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다 있습니다. 고용 안의 문제를 놓고 해결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전망을 만드는 데도 일자리로 접근하는 안전망과 소득지원이라고 하는 두 가지 축이 있는 건데, 청년정책이든 노인정책이든, 이 일자리 문제에 대한 답을 다 풀지 못하고 소득지원으로만 해법을 가질 수는 없기 때문에, 이게 병행 추진돼야 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세세한 얘기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고용보험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구조화 하는 문제, 소득지원 체제로 가는 문제, 이거에 대한 논의는 많이 이뤄져서 이번만 하나의 주제라서 생략합니다. 적응성을 제고하는 평생교육, 직업훈련 강화, 항상 숙제지만 항상 잘 안 되는 문제 중 한 가지입니다. 공공인프라를 활용한 직업훈련 강화의 청사진이 제시될 필요가 있습니다. 차별개선에 대한, 이게 독일의 베르디(Ver.di) 체계인데, 노사가 임금 규정 체계를 합의합니다. 1년에 한 번씩. 1등급부터 15등급까지입니다. 9등급에 속하는 사람들이 대졸, 이런 직종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그래프 왼쪽은) 단순노무직에 해당합니다. 여기(그래프 오른쪽)는 굉장히 전문가 영역에 속하는 사람들인데, 등급이 있는데 모두가 상승하게 설계돼 있고, 등급간 이동도 가능하게 설계돼 있습니다. 물론 등급간 이동에 한계가 있습니다. 한계는 있지만 서로 겹치게 설계돼 있어서 고정화 돼 있지는 않습니다. 최고 등급의 최고 임금과 최저 등급의 최저 임금이, 4배 이내로 독일 베르디(Verdi)는 3.7배로 설계돼 있습니다. 이건 사실은 직무, 숙련급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등급에 따라 올라갑니다. 근속과 거의 상당수 일치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격 요건이 엄격하게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일의 숙달에 따라 올라가게 돼 있는 설계도입니다. 이런 걸 설계할 수 있어야 합리적 차이로 전환하는 방법이 될 텐데, 우리는 이 안에 강이 있습니다. 아래위로 끊겨져 있는 강이 있고, 중규직이라는 것도 끊겨져 있는 강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임금 예시표는 제가 생략했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상황이니까 가야 될 길과의 간격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생각해 볼 대응정책에서 모두를 각개로 다루고 있다는 겁니다. 노동시간, 최저임금,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임금체계문제 다 연동돼 있습니다. 이런 걸 연동시켜서 해야지 정책개선효과가 나는 겁니다. 노동시간단축이 대표이긴 한데, 청년 문제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 고리로 활용을 해야 되는 것을 정책 혼합을 제대로 설계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지금 정책 혼합이 필요한데, 선명히 다가오지 않아서 그런지, 정책 혼합을 통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이 잘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데 주목하는 정책대안을 내는 게 필요합니다.
4.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미래 정책 방향
앞선 얘기와 겹칠 수 있는데, 마지막은 구조개혁과 미래 정책 방향입니다. 유연화와 연성 유연 안정화와 사회연대적 유연 안정화라는 세 가지 흐름이 있을 수 있는데, 사회연대적 유연 안정화를 추구하는 방향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노동체제는 노동과 경제, 복지 삼각체제의 넥서스가 중요합니다. 이 넥서스를 잘 확장하고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공유할 게 노동존중지표로 ESG 경영도 쓰고 있고, 얘도 글로벌 컴팩(Global Compact) 이런 것이 많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ILO의 디슨트 워크(decent work)도 있고, UN도 있습니다. 이 노동존중지표의 기준에 맞춰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지표를 혼합해서 공통점을 추려서 정리를 해 보면 이렇게 9가지로 나눠집니다. 고용기회, 임금과 고용의 질, 노동시간, 불안정노동 대응, 이 안에 포함되지만 따로 강조해야 될 고용평등성, 노동복지와 사회보장을, 안전한 노동환경, 노동권과 이해대변인 참여, 노사관계, 그에 따른 세부 지표를 가지고 우리가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걸 예산제도와 연계하는 제도가 ‘노동인지예산제도’입니다. 경기도에서 한 번 다룬 적이 있는데, 쉽지는 않습니다. 성인지 예산제도만큼 효과적인 실행방안을 만들기에는 만만치가 않은데, 그런 예산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이 지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전반적인 정책 흐름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이 지표를 가지고 활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미시적인 정책대응도 강화하고, 구조전환 정책도 필요하고, 두 방향의 조정정책으로서 인프라 부재 해결과 사각지대 해소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노사관계, 불안정노동 이해대변 기제라는 노사관계 영역을 결코 빠트려서는 안 되고, 노사관계 힘의 불균형을 조정하는 정치적 교환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상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의와 의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