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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ate] 기본소득 지급액이 ‘충분’할 필요는 없다 by 정원호

반면에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기본소득이 권리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기본소득보다 전 국민 고용보험이 먼저”라고 선후 관계를 논하고 있으니, 함께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 필자도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참사를 맞아 허술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기존 고용보험제도를 확대·개편·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점에 동의한다. 임금 기반이 아니라 소득 기반으로 전 취업자(국민이 아니라)를 포괄하고, 아울러 실업부조도 함께 도입해야 한다는 남 부연구위원의 주장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도 위의 무조건적 반대자들과 마찬가지로 충분성과 예산제약이라는 프레임은 공유하고 있다(그는 기본소득의 “5가지 원칙”을 거론하면서 “보편성, 무조건성, 개별성, 충분성, 정기성, 현금지급”의 6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오타인지, 아니면 어떻게 해서든 국제적으로 공인되지 않은 ‘충분성’을 넣어보고자 하는 욕구인지 분간이 어렵다). 그리하여 그는 당장 급한 전 국민 고용보험만 해도 10조 원 이상의 큰 재정을 필요로 하는데, 그보다 훨씬 큰 재정이 필요한 기본소득을 어떻게 할 수 있냐고 강조한다. 정말인지 좀 구체적으로 따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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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ate] “기본소득이 소득재분배 효과가 없다는 거짓말” by 이건민

양재진 교수는 6월 3일자 <프레시안> 기고에서 기본소득이 정책의 ‘가성비’가 낮아 사각지대 해소에는 거의 도움이 안 되고, 소득재분배 효과와 소비증대 효과도 미미하며, 예산제약 문제로 인하여 기존 사회보장제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를 들어 기본소득을 비판했다. 양 교수는 비판의 근거로 ‘가성비’라는 용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정책의 가격과 성능을 포괄적으로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내용이 불충분하며, 현실의 행정과 정치를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공허하다.
양 교수가 기본소득 도입이 기존 사회보장제도를 거의 필연적으로 구축하리라고 부당하게 전제하고 있음을 논박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복지국가의 역사는 ‘복지의 원리’가 고정불변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진화·발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과 소득의 불안정성이 심화하는 현실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과 욕구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 도입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면의 제약상 여기서는 그가 기본소득의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해서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비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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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ate] 기본 없는 기본소득논쟁 by 윤형중

총 14조2448억원 규모로 5월11일부터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은 현금성 복지를 전 국민에게 확대한 최초의 사례다. 이런 전례 없는 정책이 나온 배경은 코로나19가 야기한 경제위기의 독특한 특징 때문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전세계 정부는 주로 금융사와 기업을 지원했다. 기업의 연쇄도산,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자영업을 비롯해 사람들이 대면 접촉하는 업종부터 생산과 영업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감염병 위기’를 이전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었다. 이전에 주요 지원 대상이던 대기업과 금융사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낫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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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ate] 기본소득 도입론자가 왜 전국민고용보험을 반대하겠나 by 안효상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기본소득을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라고 말함으로써 한국에서 이제 기본소득은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의제가 되었다. 하지만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좌파이기도 하고 우파이기도 하고 언제나 애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도파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본소득이 모두가 말하는 의제가 되었다는 것은 이를 둘러싼 논쟁이 모든 곳에서 전면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타깝지만 이렇게 된 배경이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라는 것은 분명하다. 누구나 말하듯이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기존 사회 체제의 약점을 드러내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압력을 가했다. 이름 가지고 논란이 있긴 했지만 모두에게 지급된 재난 기본소득과 재난 지원금의 효과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기본소득이라는 의제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논의와 지지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이는 질투, 비판,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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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ate] “다시 이상이 교수를 비판한다” by 정원호

참으로 안타깝다. 이상이 교수가 최근에 다시 한 번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라는 칼럼을 <국제신문>에 게재하였는데, 약 3년 전에 <프레시안>에 게재했던 칼럼과 제목과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이에 대해 필자는 이 교수가 기본소득의 개념에 대해 오해하고 있으며, 몇 가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런 마당에 이 교수는 여전히 그러한 오해와 왜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같은 비판을 반복해야 하는 필자의 심정이 참으로 안타깝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이것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기본소득 논의가 발전적으로 전개되기 어려울 것 같기에, 무슨 스토커라도 되는 듯한 민망함을 무릅쓸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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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ate]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이 실패라고? by 정원호

작년에 예비 결과가 발표되었을 때나 이번에 최종 결과가 발표되었을 때나 기본소득 반대자들, 특히 보수언론들은 고용증대 효과가 크지 않아 실패했다고 단언하고 있다. 반면에 기본소득 지지자들은 ‘무조건 기본소득을 주면 누가 일하냐'(노동공급 감소)는 비판에 비추어볼 때 실험집단의 고용이 비교집단보다 오히려 늘었으니 그 비판은 틀렸다. 특히 기본소득으로 웰빙 효과, 즉 행복도가 높아졌으니 성공이라고 평가한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후자의 입장에 서 있다. 그러나 성공과 실패 이전에 이 핀란드 실험은 몇 가지 중요한 한계를 갖고 있어서 올바른 기본소득 실험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