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ate] “기본소득이 소득재분배 효과가 없다는 거짓말” by 이건민
양재진 교수는 6월 3일자 <프레시안> 기고에서 기본소득이 정책의 ‘가성비’가 낮아 사각지대 해소에는 거의 도움이 안 되고, 소득재분배 효과와 소비증대 효과도 미미하며, 예산제약 문제로 인하여 기존 사회보장제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를 들어 기본소득을 비판했다. 양 교수는 비판의 근거로 ‘가성비’라는 용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정책의 가격과 성능을 포괄적으로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내용이 불충분하며, 현실의 행정과 정치를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공허하다.
양 교수가 기본소득 도입이 기존 사회보장제도를 거의 필연적으로 구축하리라고 부당하게 전제하고 있음을 논박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복지국가의 역사는 ‘복지의 원리’가 고정불변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진화·발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과 소득의 불안정성이 심화하는 현실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과 욕구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 도입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면의 제약상 여기서는 그가 기본소득의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해서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비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