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
Basic Income: The Material Conditions of Freedom
다니엘 라벤토스, 이재명/이한주 옮김, 책담, 2016년
기본소득의 급속한 확산에는 흥미로운 이유가 있다. 얼핏 급진 좌파적 복지 정책의 하나라고 보일 수 있는 기본소득이 정치적 좌우를 가리지 않고 지지를 받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책에 따르면 기본소득의 정당성은 좌파적 복지제도보다는 공화주의와 자유주의라는 오랜 사상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기본소득의 궁극적 목적이 최소한의 생계를 사회로부터 보장받음으로써 인간의 가장 중요한 권리인 자유를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화주의적 자유의 관점에서 기본소득을 정당화하는 작업에 천착해온 저자는 ‘자유롭다는 것은 생존을 위해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것이며, 이 공화주의적 자유는 재산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재산이 부여하는 자립, 물질적 생존, 그리고 자치의 기반은 실제로 자유를 행사하는 데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며, 따라서 기본소득의 도입은 공화주의적 자유의 증대를 의미한다. 모든 사람들, 특히 가장 빈곤하고 착취당하는 사람들의 생존권과 개인적 기회는 기본소득으로 보장된 공화주의적 자유에 의해 크게 증진될 수 있다.
기본소득은 복지와 마찬가지로 빈곤을 없애자는 제안이지만, 공화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빈곤을 없애는 것은 자유의 실현을 위한 조건이다. 이 같은 전향적 관점에서 자유의 추구와 불평등의 해소는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의 다른 면일 뿐이다.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기본소득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정치적 스펙트럼 안에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_ 출판사 책 소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