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자본주의와 기본소득: 마르크스주의 내부의 기본소득 찬반을 넘어서

글쓴이: 금민

[요약]

기본소득의 도입은 자산소유나 노동성과에 따른 현재의 소득분배와 질적으로 구분되는 새로운 분배원리의 등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기본소득의 효과는 좁은 의미의 소득분배 차원으로 축소될 수 없으며 넓은 의미의 분배, 곧 소유권, 생산체제, 사회재생산, 근본적으로는 경제, 곧 사회적 시간의 재분배까지 확대된다. 이러한 심대한 변화는 일정한 조건 속에서만 가능하며 현존하는 자본주의의 위기는 바로 그러한 조건에 해당한다. 바로 여기에 마르크스의 지적 유산과 기본소득론이 교차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둘의 만남은 마르크스의 현재화를 위해서든 기본소득 논의의 활성화를 위해서든 그다지 생산적이지 않았다. 코뮨주의에 관한 매우 절제된 마르크스의 언급을 일종의 분배정의론으로 축소하는 시도, 투하노동시간 척도의 소멸로부터 기본소득의 근거를 끌어내려는 시도, 수탈 개념에 입각하여 기본소득론에 정치경제학적 근거를 부여하려는 시도, 적어도 이러한 세 가지 시도는 마르크스와 기본소득의 만남에서 기록할 만한 사건이지만 명백한 제한성을 드러낸다. 대신에 이 글은 정치경제학 비판의 외부인 ‘부의 생산’이 ‘가치생산’으로 내부화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데이터 기반 가치창출은 수탈, 즉 이미 생산된 잉여가치의 재분배가 아니며 플랫폼 자본 주도로 이루어지는 디지털 공통부의 가치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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