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노동법의 과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정의롭고 안전한 노동을 위한 법제도적 방향

글쓴이: 이다혜

[요약]

국제노동기구(ILO)는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의 위기를 1930년대 세계 대공황(The Great Recession)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로 진단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그간 우리가 외면해 왔던 일터에서의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었으며, 현존하는 노동법 및 제도의 효율성과 정합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본 논문은 코로나19가 노동 현실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고 그러한 영향이 노동법에 어떠한 문제점과 쟁점사항을 야기하고 있는지 분석한 뒤, 노동법의 향후 과제를 종합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코로나19를 계기로 노동에서의 ‘위험’과 ‘불평등’이 가시화되었다. 일터에서의 근로 환경 때문에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건강과 생명을 위협받거나, 경기침체가 원인이 된 해고나 무급휴직으로 인해 고용이 위협받는 문제가 드러났다. 코로나19의 여파가 비정규직, 여성 및 청년 근로자 등 노동에서의 취약계층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하여 기존의 불평등이 심화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다음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기존의 노동법 및 관련 제도가 무력해지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첫째, 현재의 협소한 근로자 개념이 특수고용노동, 4차 산업혁명과 플랫폼 노동 등 변화하는 노동 형태를 포섭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한계에 봉착했다.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등 꼭 필요한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할 노무제공자들이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둘째, 현존하는 노동법제도는 임금노동만을 주로 규율하고 있어 재난 상황에서 발생한 노동에서의 젠더 차별과 돌봄노동의 문제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부상한 비대면 노동(untact work)은 노동법에 새로운 질문을 가져오고 있다.

이렇듯 코로나19로 인해 가시화된 문제에 대처할 뿐 아니라, 흔들리고 있는 현존하는 법제도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동법은 다양한 차원에서 재구성되어야 한다. 근로자의 법적 외연이 확장되어야 하며, 여성에게 편중된 돌봄노동의 불균형을 정의롭게 재분배할 수 있는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고, 비대면 노동에 적합한 법적 규율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기본소득과 같은 대안적 소득보장제도 도입의 필요성도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회복이 단순한 경제 지표상의 회복에 그치지 않도록 인간중심적 회복을 도모하고, 노동법이 본래적 소명인 사회권 보호에 충실할 수 있도록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제도적 결단이 필요하다.

Loader Loading...
EAD Logo Taking too long?

Reload Reload document
| Open Open in new tab

Download [814.58 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