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과 김종인 비대위원장으로 시작된 대한민국 기본소득 논쟁
− 지난, 6월 3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 ‘빵 사 먹을 자유’를 말하며 기본소득을 검토할 시기가 되었다며, 최근까지 기본소득 논쟁이 뜨겁게 불타올랐음. 사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발언 배경에는 1차적으로 지난 5월에 지급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이 전 국민에게 지급된 것을 빼놓을 수 없음. 가구별로 1회에 한해 차등 지급되긴 했지만, 국가(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소득과 자산에 관계 없이 일정한 현금을 전 국민에 지급한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임. 또한 긴급재난지원금은 3월 초, 김경수·이재명 도지사가 재난기본소득을 주창하며 논의가 촉발되면서 결국 전 국민에 지급된 측면이 있었다는 것을 상당수 국민들은 인지하고 있기 때문임. 그 이전에는 주로 주지하다시피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도지사, 시민사회단체 및 학계에서는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강남훈·백승호·서정희 교수 등)와 시대전환(이원재 대표)가 주로 기본소득 논의를 꾸준히 주도해왔음.
−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 여론은 사실 현금 직접 지원 수혜여부가 상당히 중요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실시된 2차례 리얼미터(YTN 의뢰, 5월 19일·6월 5일 조사,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4,4%p) 조사결과 ‘(5월 19일)긴급재난지원금 가계 도움 평가’는 도움 됨 71.9%, 도움 안 됨 25.6%로 대부분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남. ‘(6월 5일)기본소득제 도입 의견’은 찬성 48.6%, 반대 42.8%로 오차범위 내 찬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음. 행안부의 가장 최신 발표(6.7. 기준)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은 지급대상 총 2,171만 가구 중 2,160만 가구(99.5%)가 수령함.
− 본 보고서는 최근 촉발된 기본소득을 둘러싼 정치권, 시민사회단체·학계의 논쟁을 입장에 따라 정리하고자 함. 정의당은 여러 가지 쟁점 등이 있어 기본소득 논의에 끼어들지 않고 있는데, 추후 논의가 필요한 쟁점 및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함.
기본소득의 개념
−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과 논의를 정리하기 전에, 우선 기본소득의 개념을 정리하고자 함. 주되게 기본소득 논의를 주도하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활동하고 있는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에 따르면, 기본소득이란, “국가 또는 지방자치체(정치공동체,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모든 구성원 개개인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소득”을 말함(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https://basicincomekorea.org). 즉, 기본소득은 보편성, 무조건성, 개별성 등 3가지 점에서 기존 생활보장제도와 다름. 첫째, 기본소득은 보편적 보장소득임. 즉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모든 구성원들에게 지급하는 소득임. 둘째, 무조건적 보장소득임. 즉 자산 심사나 노동 요구 없이 지급하는 소득임. 셋째, 개별적 보장소득임. 즉 가구 단위가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에게 직접 지급하는 소득임. 기본소득은 모든 구성원의 적절한 삶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보편적 복지이지만, 단순한 재분배정책이 아니라 사회적 생태적 전환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이행전략임. 기본소득은 정의상으로 매우 단순하나, 필요성·정당성·지향성 측면에서는 복합적·심층적임.
기본소득에 대한 입장에 따른 논쟁 정리
▶ 빵 사 먹을(물질적) 자유로서 기본소득: (보수 진영) 미통당 김종인 비대위원장
− 최근 기본소득 논의를 촉발시킨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기본소득을 정리하고자 함. 김 위원장은 KBS NEWS(2020년 6월 4일자 ‘김종인, 절충형 기본소득 내놓을까’에 따르면, “보수는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자유’이며, 자유라는 게 말로만 하는 형식적 자유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면서, “배고픈 사람이 길을 가다 빵집을 지나는 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 굽는 걸 보고 먹고 싶어. 그런데 돈이 없어서 먹을 수가 없어요. 그럼 그 사람한테 무슨 자유가 있겠어? 그 가능성을 높여줘야 물질적 자유라는게 드러나는 거 아니에요? 물질적 자유를 어떻게 극대화하느냐가 정치의 가장 기본 목표, 약자를 어떻게 보호해야 물질적 자유를 만끽하게 할 것인가, 실질적 자유를 어떻게 당이 구현해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음.
−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을 보수의 주요 가치인 자유의 실현에서 찾고 있으며, 특히 물질적 자유의 극대화가 실질적 자유를 구현한다고 정리하고 있음. 하지만, 구체적 실현 방법에 대해서는 재원 문제 등 시기상조로 말하면서 제기하고 있지 않음. 언론에서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 도입을 공식화 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실체가 없는 상황임.
▶ ‘기본 소득’보다 ‘전 국민 고용보험 ’이 먼저: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박원순 시장
1)장기적 필요성 인정하나, 전 국민 고용보험이 정책우선순위: 내가만드는복지국가
−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불안정 노동에 대한 해법으로 기본소득 보다 전 국민 고용보험이 정책 우선순위 상 먼저라고 하고 있음(https://mywelfare.or.kr/2173?category=331130). ‘둘 다 좋은 제도니 둘 다 도입하자’라고 결론짓고 넘어가기에 재정적 문제가 작용한다고 하고 있음. 최소한 한시적으로 재원 문제가 양자를 경합 관계에 놓이게 한다며, 전 국민 고용보험은 포괄적 실업부조와 결합함으로써 기본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보편성 문제를 상당부분 완화할 수 있고, 적극적 노동시장정책과 연계하여 고용보험 수급권이 없는 이들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하고 있음. 다만, 기본론자들이 가정하는 기술변화에 따른 일자리 소멸이 현실화될 경우 기본소득이 더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도 있다고 인정하고 있음. 당장 맞이한 현실은 일자리 소멸보다 고용 관계의 변화이기에 전 국민 고용보험이 먼저라는 것임.
− 내만복의 주장은 재원 문제를 바탕으로 전 국민 고용보험이 우선순위이지만, 장기적으로 일자리 소멸 위기 발생 시 기본소득이 실질적 해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는데, 상당한 설득력이 있고 동의할 수 있음. 다만, 기본소득과 전 국민 고용보험을 대립적 관점에서 보고, 우선순위를 따지는 게 적절했는지는 검토가 필요함. 특히 프레시안 기고 안효상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상임이사의 글에서 드러났듯 기본소득 도입론자가 전 국민 고용보험을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고, 사실 소득보험 구상은 기본소득 주장 진영에서 먼저 나온 얘기이기도 함. 전 국민 고용보험 논의과정에서 기본소득 아이디어를 가미할 필요성도 있기에 그 부분에서는 좀 아쉬운 논의임.
2)기본소득 보다 전 국민 고용보험이 훨씬 정의로워, 사실상 반대: 박원순 서울시장
− 박원순 시장은 페북을 통해 기본소득 보다 전 국민 고용보험이 더 정의롭다고 강조했음. 박 시장은 “24조원의 예산이 있고, 한국 성인 인구 4천만명, 연간 실직자 200만명이라 가정하면, 기본소득은 실질자와 대기업 정규직에 똑같이 월 5만원씩, 1년에 60만원 지급할 수 있는 반면, 전 국민 고용보험은 실직자에게 월 100만원, 1년 기준 1천 200만원을 지급할 수 있다. 기본소득보다 전 국민 고용보험이 훨씬 더 정의로우며 전면적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음.
− 박 시장이 기본소득과 전 국민 고용보험을 대립적 관점에서 논지를 제기해 이쪽으로 분류했으나 기본소득 반대 진영과 논리적으로 동일함. 박 시장은 그간에 제기되 온 기본소득의 필요성이나 배경, 현금성 복지수요 확대 및 효과 등 여론 변화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있으며, 사실 기본소득과 같이 놓고 비교할 대상은 아님.
▶ 푼돈=낮은 가성비, 기본소득 반대: 복지국가 소사이어티(이상이 교수), 양재진 교수, 더미래연구소(김기식 정책위원장)
−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이상이 대표는 기본소득은 푼돈일 뿐이며, 복지국가로 가는 길을 포기하는 것이며 좌·우파 기본소득 모두를 반박하고 있음(프레시안 칼럼). 기본소득의 충분성 요건을 갖추려면, 국민 모두에게 매달 80만원(1인당 GDP의 25%)씩 지급해야 하는데, 이는 연 500조원이 드는 것으로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임. 현실적인 재원 마련 어려움을 감안해 1인당 GDP의 10~15%(매달 32~48만원) 지급 부분기본소득을 제기하지만, 이 역시 200조원~300조원이나 들며, OECD 평균 조세부담률 수준으로 증세를 하더라도 100조원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재정구조조정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것임. 진정한 보편적 복지 ‘소득보장’은 사회보험과 사회수당이며 이것을 확충해나가야 함. 더 나아가 이재명 지사가 추진하는 청년기본소득·경기재난기본소득은 ‘증세 없는 푼돈 기본소득=가짜 기본소득’이라고 폄훼함.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감소에 대해서도 확실치 않은 미래이며, 고임금·고숙력 노동 수요에 사람들 적응, 서비스 분야 저임금·저숙련 일자리의 적정일자리로 조정 등이 복지국가의 역할이라고 주장하고 있음.
− 양재진 연세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기본소득은 국가의 역할을 포기하는 무책임한 정책이라 비판함. “직업 훈련 강화, 노동시장 변화에 국민들 적응하게 해주는 게 국가의 역할, 300조원 이상 소요 월50만원 기본소득보다 (실직자만) 198만 원 받는 게 더 낫다”. 경제정책적 기본소득 주장(이재명)에 대해서 중산층·상위층의 경우 새로운 소비로 이어지지 않기에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음. 이러한 주장은 더미래연(김기식 정책위원장) 보고서의 논리와도 거의 동일함.
− 기본소득 반대 진영은 필요한 사람에 더 많은 돈을 줄 수 있는 선별적 복지에 비해 기본소득은 적은 돈을 주면서 재원은 너무 많이 소요된다며 반대하고 있음. 또한 기본소득 등장의 배경인 장기적 일자리 감소 문제에 대해서도 직업 훈련 강화와 노동시장 연계라는 기존 복지국가론으로 반박하고 있음. 한편, 기본소득 찬성여론 확대, 증세 논의 등 기본소득의 담론적 효과, 기술변화에 따라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더욱 심각해지는 불안정 노동시장, 광범위한 사각지대 등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음.
▶ 기본소득 찬성: 1)사회수당 확대 등 단계적 도입, 2)전 국민 도입
1)단계적 기본소득 로드맵: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정의정책연구소 고광용 연구위원
− 기본소득 찬성 진영인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막대한 재원 소요 및 낮은 조세부담률, 여론 지형을 보면서 단계적 기본소득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음.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강남훈 한신대 교수, 백승호 가톨릭대 교수, 서정희 군산대 교수, 이승윤 중앙대 교수 등이 주로 활동하고 있음. 단기적으로는 수당형 기본소득으로 아동·청소년기본소득(월15만원→월20만원), 청년(월30만원)으로 시작해, 중기적 GDP 10%, 1인당 월 30만원(SOCX OECD 평균 상향), 장기적 GDP 15%, 1인당 월 50만원으로 확대해 가자는 것임. 기본소득 실행 시 결합 가능 대안들로 참여소득형 모델(서울시 청년수당), 지역화폐형 모델(경기·성남청년기본소득, 경제효과), 생태배당 기본소득(오염원천 부과 혹은 부가세 방식)을 고려할 수 있음. GDP 기준 완전기본소득으로 가기 위한 재원마련으로 공유부 과세(토지세, 데이터세)를 제안하고 있음.
− 유사 맥락에서 최근의 논의는 아니나 당내에서 정의정책연구소 고광용 연구위원이 2017년 2월, 기본소득제 당내외 전문가 토론회에서 아동·청년·노인 등 생애주기별 기본소득을 제안한 바 있음. 저출산·고령사회의 급격한 진행, 청년 문제, 불완정 노동의 급격한 증가 및 광범위한 사각지대 등 사업장기반 사회보장체계의 한계 등을 마주한 상황에서 소득이 없는 아동·청년·노인 부터 생애주기별로 월30만원 기본소득을 도입해보자는 것임. 기존 가정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의 통합, 노인 기초연금의 전환 등을 기초로 하기에 사실상 청년기본소득만 추가한 것이며, 기존 사회수당의 확대를 통한 기본적인 소득보장 차원에서 접근했음. 보편적 사회수당과 부분적 기본소득 간 사실상의 동일성을 인정하고, 현금성 복지 확대 수요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함. 이후 국민적 여론과 4차 산업혁명의 기술변화에 따른 불안정 일자리 변화 상황을 보며 수준을 점차 충분한 수준인 최저생계비 70~80만원으로 확대하거나 혹은 사회수당 적용대상을 농민, 예술인, 장애인 등 계층별 확대, 점차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단계적·장기적 로드맵의 제안, 당내 논의 할성화를 촉구함.
2)전 국민 기본소득 제안: 이재명 지사(복지경제정책), 시대전환, 녹색당·기본소득당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금이라도 전 국민 기본소득을 당장 실시하자고 하고 있으며 언론과 페이스북에 나온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음. “우리 경제는 수요 공급의 균형이 근본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기술혁명과 디지털경제의 특성상 고용을 수반하지 않는다. 시장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정부재정은 소비 역량 강화에 더 쓰여져야 한다.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된 청년배당·경기재난기본소득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이미 눈으로 확인했다. 그래서 기본소득은 복지정책이자 경제정책이다. 부자들에게 까지 주기 때문에 증세에 유리하다”. “일자리 유지 전제 일시실업에 대한 단기대증요법의 전 국민 고용보험도 필요하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장기근본대책인 기본소득도 필요하다”. 당장 전 국민 기본소득 10만원이 가능하며 단계적으로 30만원, 50만원으로 증가할 것을 제안함, 이에 대한 재원은 당장 국토보유세 도입, 이후 로봇세, 탄소세, 데이터세를 신설해 충당해가자고 하고 있음.
− 시대전환(이원재 대표, Lab2050 포함)은 기본소득 대체에 따른 현금성 복지 및 세금제도 정비로 약 50조원, 소득세 비과세 감면 정비 56조원, 재정구조조정 약 30조원, 탈루소득 과세 11조원, 재정증가분 약 9조원, 유휴/신규재원 25조원 등으로 180조원을 마련해 전 국민 기본소득 월 30만원 도입이 가능하다고 하고 있음.
− 녹색당과 기본소득당(용혜인 의원)은 최근의 논의에 끼어든 건 아니지만, 지난 총선에서 각각 전 국민 기본소득 70만원, 60만원을 제안했고, 보유세 및 법인소득세·소득세 강화로 재원을 마련하면 가능하다고 하고 있음.
기본소득 쟁점 및 시사점 도출, 기본소득에 대한 심층적 논의 제안 지점
− 백승호 교수님 발제문 내용에 대부분 동의함. 우선 기본소득 용어 측면에서 ‘기본소득’과 ‘복지국가’가 대립적 개념은 아니라는 점 혹은 ‘기본소득보다 복지국가 강화 혹은 보편적 복지’ 등의 대립구도 설정은 잘못된 비교에 해당되는 점이 강조될 필요가 있음. 둘째, 기본소득의 소득보장 및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은 ‘기본소득 논쟁’에 반드시 관철되어야 만 함. 셋째, 예산제약 하에서 쟁책 우선순위를 따지는 논쟁 또한 상당히 안타까움. 장기적으로 기본소득 기반 복지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 및 이해수준이 높고 사회정의 차원에서 그쪽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이 된다면, 재원은 그 다음에 마련해가면서 실현나가는 것임. 구체적인 것은 다음에서 언급하겠음.
− 최근 촉발된 기본소득 논쟁을 1)물질적 자유로써 보수진영 김종인의 기본소득 철학, 2)기본소득보다 전국민 고용보험 먼저, 3)기본소득 반대(푼돈=낮은 가성비), 4)기본소득 찬성(사회수당 확대 등 단계적 도입, 전 국민 도입) 등으로 나누어 정리하였음. 이를 바탕으로 기본소득을 둘러싼 쟁점 및 시사점, 정의당에서 기본소득 논의 제안 지점을 도출하면 다음과 같음.
− 첫째, 일단 전 국민 고용보험과의 관계 문제에서 보면, 이화여대 이주희 교수가 한겨레 칼럼으로 썼던 것처럼(2020.06.22.) 이전부터도 최악이었던 불안정 노동자에 대한 대책으로 전 국민 고용보험제와 기본소득이 일견 대립적이거나 대체적인 것으로 보이는 두 제도는 별개의 제도이며 심지어 보완적인 관계에 있음. 우파적 기본소득은 디스토피아에 가까지만, 서구와 달리 우리는 축소할 복지도 별로 없는 만큼 기존의 사회보험을 유지하고 보편적 복지서비스를 확대해 기본소득의 지급액을 낮추면서도 형평성 제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 사실 전 국민 고용보험은 소득보험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전 국민 소득(혹은 노동)보험으로 명칭 변경 제안 및 실업부조 도입 등 기본소득 아이디어를 가미하는 방식의 구상이 필요함. 중앙대 이승윤 교수는 페이스북(2020.06.18.)으로 예산제약을 전제하고 다양한 개념으로 존재하는 기본소득이냐 전 국민 고용보험이냐 라는 논의의 실체도 불분명한 것을 갖고 양자택일 논의로 가는 것은 소중한 시간을 버리는 것이며, 이 참에 2가지 제도 아이디어에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다 같이 잘 살자’ 가치를 살려,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층소득보장체제 논의를 건설적으로 확대해보자고 하고 있음. 그런 차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 국민 소득보험’과 ‘일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기본소득’ 논의를 제안해 봄.
− 둘째, 선별적 복지와의 비교를 통해 기본소득이 푼돈이면서 낮은 가성비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부분도 주요 쟁점임. OECD 국가별 비교에서도 한국은 현물복지와 현금복지가 모두 낮은 상황이며, 상대적으로 현금복지 수준이 더 낮기에 함께 올려나가야 하는 상황임. 즉, 보편적 VS 선별적 논쟁에 반대함. 사회보험 사각지대 축소 사회수당의 보편적 확대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복지국가론자들도 적극 찬성하고 있음. 이주희 교수의 글처럼, 서구와 달리 우리는 축소할 복지도 별로 없는 만큼 공공사회복지지출 수준은 세계적으로 최하위 수준이며, 기존의 사회보험을 유지하고 보편적인 복지서비스를 확대해 기본소득의 지급액을 낮추면서도 형평성 제고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고민이 필요함. 모두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한다 해도 조세 방식에 따라 소득재분배가 가능하며 로봇세 등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논의가 본격화될 수도 있다는 것도 기본소득 담론의 장점임. 이런 측면에서 우선 저출산·고령사회 및 청년 문제에 대한 대응과 장애인 및 농어민·예술인 소득 보장 측면에서 생애주기 및 계층별 사회수당의 보편적 확대(아동수당 30만원, 기초연금 50만원, 장애수당 인상 등)부터 논의해보자고 제안해보고 싶음.
− 셋째, 기업복지에서 국민복지로의 전환 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함. 지금껏 기업과 정부관료의 경제 및 복지정책에 대한 카르텔이 있어왔음. 기업에는 각종 정책/금융지원은 경제성장의 밀알인 반면, 국민들에게 주는 복지는 낭비고 퍼주면 안 된다는 것임. 법원 판결은 이재용은 불구속으로 관대하고, 사회적 약자나 서민은 대부분 구속으로, 냉엄한게 법이고 행정이었음. 기본소득은 최소한 기업에 직접 지원하는 만큼 국민들에게도 직접 지원해주자 혹은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을 국민들에 대한 직접 지원으로 전환하자는 논의임. 기업에 고용유지 지원금으로 인건비 지원하지 말고, 어려워진 국민들에게 정부가 바로 현금으로 지급해주나는 측면에서 기본소득의 원리가 더 견인할 것으로 보여짐.
− 넷째, 장석준 정의정책연구소 부소장의 한겨레 칼럼(2020.06.18.) 글처럼, 최근 기본소득 논의는 기본이 빠져 있는데, 그것은 우리사회 지배세력은 자본-권력-지식 복합체로 이 기득권 구조에 접근하지 못하는 시민들과 지배자들 간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기후 및 불평등 위기는 더욱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기본소득은 민중의 회복력과 대항력 확보를 위해 의미를 갖는 다는 것임.
− 다섯째, 기후 비상사태에 대응한 생태전환 차원의 다양한 형태 생태배당형 기본소득을 적극 논의할 필요가 있음. 강상구 전 교육연수원장의 녹색기본소득 외에도 탄소세 도입 및 노후경유차 통행료 증액 바탕 생태배당 및 대중교통 요금 인하, 재생에너지 주민공동체 자산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