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총선의제화 공동기자회견” 발언 모음

2016. 03. 16. 서울 광화문광장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대표

기본소득을 20대 총선 의제화하자는 운동이 이렇게 여러 단체들과 뜻을 모아 함께 한다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어제까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을 보면서 과연 인공지능의 시대가 왔다, 이 시대에 우리 인간을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런 문제들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거기에 맞게 경제도 바뀌고 교육도 바뀌고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됩니다. 이미 우리는 우리에게 없어질 일자리를 어떻게 나누고 함께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대안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 정재승 박사도, 다음의 이재웅 씨도 기본소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본소득은 앞으로 이 바뀐 경제에서 우리가 적응하고 살아남고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단체와 정당의 뜻을 모아서 다 함께 우리 국민들의 생각이 바뀌고 우리 모두가 기본소득을 받게 되면서 인공지능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경제와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정훈 알바노조 위원장

아마도 알바노조는 노동조합 중에서는 최초로 기본소득을 자신의 주장으로 내세운 조합일 것입니다. 왜냐면 알바들은 정규직 형태의 노동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오히려 실업상태가 보편적이고 취업이 예외적인 사람들인 이 알바들에게 기본소득은 자신의 욕구와 욕망에 기반한 일자리를 찾는 데 필수적인 욕구입니다.
최근 알바노조가 정크잡이라고 부르는 곳,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사업장, 성희롱이 벌어지는 사업장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우리가 가지려면 안정적 소득이 주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알바노동자들이 근로계약서를 주장하거나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해고가 됩니다. 이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을 제정하거나 강화하는 것을 넘어서, 기본소득이 보장돼서 알바노동자들이 자신 있게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는 일들이 벌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업장, 정크잡들이 사라지는 것이 알바노조와 알바노동자들에게 필수적인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알바노조는 이번 총선에서도 최저임금 1만원법과 함께 기본소득을 자신 있게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제안하고 입법화하는 데 함께하겠습니다.

박기홍 청년좌파 대표

청년실업이 문제가 많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청년좌파에서는 많은 청년들과 작년부터 청년들의 절망을 폭로하는 많은 기획들을 함께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결국 ‘지금 당장의 소득이 너무 부족하다’ 는 것이었습니다. 청년들은 다들 밥버거 먹고 생활하고 있고,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고, 더 이상 지금 당장 쓸 돈이 너무 없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기본소득의 도입, 지금 당장의 청년들에게 지금 생활할 수 있는 생활비의 도입 등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에서부터 그리고 며칠 전에 있었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으로부터 많은 이들이 기본소득만이 앞으로 일자리가 줄어가는 사회에서의 대안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것 또한 기본소득의 도입이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 도입, 청년좌파도 언제나 함께 주장하고 청년들에게 지금 당장의 소득을 줄 수 있는 기본소득을 도입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함께하겠습니다.

강은실 협동조합 가장자리 상임이사

전 세계적인 저성장 구조에서, 한국사회에는 유독 야만적인 사회가 됐습니다. 개인의 삶이 무너지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 최소한의 안전망이었던 가정이 무너지는 사회, 최근에 각종 방송에서 아동 학대의 문제 그리고 나이 드신 노부부들이 죽어나가는 세상, 그리고 곳곳에서 청년들, 개인으로 남아 있는 모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야만의 시대가 왔습니다.

최소한 사람들이 기본적으로는 살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그래야 이후에 더 좋은 세상,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가 기본소득이라고 생각하고요, 저희가 새로운 공동체로서 협동조합운동을 다시 하기 시작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적인 가치가 지켜져야 하는데, 그런 가치 지향 속에서 가장 기본적인 경제적 모델은 기본소득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또한 열심히 이 운동에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손영준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124일째 서울대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백남기 농민을 살리는 길이 한국농업을 살리는 길이며 대한민국의 식량주권(식량안보)를 지키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농업은 식량주권(식량안보) 차원에서 정부정책으로 지속가능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농촌에서 농민들이 농사 지으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정부차원의 정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 한국 농업은 신자유주의 개방정책으로 농산물 전면개방 시대를 맞았고 기초식량인 쌀도 전면개방하여 농업 소득으로 농민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농업분야에서 일본의 농가월급제, 유럽의 기본소득을 비롯한 각종 농업보호정책을 적극 도입해야 할 때입니다. 농업은 식량생산 뿐 아니라 환경, 문화 영역의 다원적 기능을 고려하여 일정한 요건을 갖춘 모든 농민들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하여 지속가능한 농업이 되게 하는 것… 식량주권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시행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정부는 벼랑 끝으로 내몰린 한국농업의 희망이 기본소득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서울 종로구 후보)

녹색당은 작년 3월 대의원대회에서 기본소득을 당론으로 채택했습니다. 추첨제로 뽑힌 대의원들이 70%가 넘는 찬성으로 기본소득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작년 12월에 발표한 총선 공약집에서 기본소득을 핵심적인 정책으로 제안을 했습니다.

녹색당은 이번 총선에서 기본소득 로드맵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1단계와 2단계로 나누어서, 1단계에서는 일단 청년, 노인, 장애인, 농민에게 월 40만 원의 기본소득을 보장하고, 2020년까지 전 국민 기본소득으로 나아가는 2단계 로드맵을 총선 공약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녹색당은 전 세계 90개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녹색당들로 지금 기본소득을 정책으로 채택해나가는 추세에 있습니다. 작년에 핀란드에서 전 국민 기본소득을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약간 과장된 보도였긴 합니다만, 핀란드 같은 경우에는 핀란드녹색당이 10년 전부터 기본소득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기본소득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핀란드 이외에도 지금 점점 더 많은 나라의 녹색당들이 기본소득을 정책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영국녹색당이 지난번 총선에서 시민월급제라는 이름으로 기본소득을 정책으로 채택했고, 다른 나라에서도 녹색당들이 최저소득보장제도라든지 기본소득, 시민배당 등 다양한 이름으로 기본소득을 정책으로 채택해나가고 있습니다.

아마 세계적으로도 기본소득이 현실화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대한민국에서도 지금 경기도 성남시가 청년배당을 시작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번 총선을 계기로 기본소득이 중요한 정치의제로 등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녹색당도 이번 총선에서 기본소득을 핵심의제로 삼고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고요, 지역보다 비례대표 후보 중에서도 기본소득을 핵심정책으로 삼고 있는 후보들이 있습니다. 오늘 같이 참석하신 김주온 비례대표 후보 같은 경우에는 기본소득운동을 해왔던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오늘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와 여러 단체들 그리고 노동당과 함께 이런 기자회견을 한 게 굉장히 뜻깊은 것 같습니다. 이번 총선이 기본소득 대한민국을 여는 원년이 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올해 총선에서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구교현 노동당 대표(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노동당은 이번 총선에서 노동문제에 가장 관심이 많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겁니다. OECD에서 최장의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이 대한민국에 이 지옥과 같은 노동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인데, 이 장시간 노동을 줄일 수 있는 핵심적인 수단이 기본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은 소득이 너무 없어서 그 소득을 벌충하기 위해서 밤낮 없이 휴일도 없이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기본소득이야말로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핵심적 수단입니다.

그리고 노동당에서는 최저임금 1만 원 입법을 20대 국회 1호 입법으로 하자, 그리고 기본소득법을 2호 입법으로 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앞서 녹색당 대표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기본소득 문제가 이번 20대 총선에서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수 있도록 많은 총선 예비후보자들이, 정당들이 적극적으로 검토하시고 국민들에게 책임 있게 약속을 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서 총선에서 중요한 의제로 이 문제가 다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주온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3년 전 이맘때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라는 단체에서 기본소득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이게 무슨 헛소리냐는 의견, 되면 정말 좋겠지만 한국에서 되겠냐는 얘기가 훨씬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기본소득이 앞으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정책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에 사는 청년들에게 기본소득이야말로 정말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지금 한국의 청년정책, 복지정책에 여러가지 문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선별하고 선별 후에도 계속해서 상태를 증명하도록 하는 이 모든 과정은 당사자에게 모멸감을 줍니다. 그리고 또 일자리 위주의 정책만을 나열하는 것도 저성장 시대의 앞으로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굉장히 근시안적인 대책인데요, 일자리를 그냥 개수로 20만 개, 70만 개 늘리겠다고 하는 것은 청년들을 또다시 값싸게 착취하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저임금 계약직, 임시직, 인턴직, 이런 일자리 20만 개 혹은 70만 개는 청년들에게 어떤 경험도 경력도 의미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청년들이 정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선택하기 위해서는 조건 없이 보장되는 소득, 기본소득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나아가 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제는 1인 1표 보통선거권만으로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생존을 보장받고 불안에 떨지 않으면서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고 나아가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진정한 시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소득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모두가 이민 가고 싶다는 이 한국사회에서, 이민하고 싶다고 해서 다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떠날 수 없는 이들, 가장 취약한 이들 그리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기본소득이라는 정책, 최소한의 조건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선이 늘 정책보다는 문제적인 인물들, 문제적 정당들의 이합진산만이 화제가 되는데요, 저는 진짜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인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이 총선의 핵심적인 의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용혜인 (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최근 알파고냐 이세돌이냐의 대결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인공지능이 많은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그래서 기본소득 이야기도 자연히 나옵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이야기를 꺼내고 싶습니다. 알파고는 일종의 집단지성입니다. 알파고는 인류의 오랜 지식의 축적 위에서 인공지능으로 탄생했고 입력한 데이터도 그간 인간기사들이 두었던 기보입니다. 알파고는 인류 모두의 공유재 위에서만 돌아갑니다. 그런데 알파고가 만들 이익은 모두 구글의 이익이 됩니다. 모든 인류의 것을 구글이 전부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구글은 이득에서 기본소득을 내놓아야 합니다. 인류 모두에게 되돌려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 삶의 관점에서도 기본소득은 요청됩니다.

꿈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가 꿈을 꿀 수 있는 현실적 기반이 부서져버렸습니다.

경제적 기반이 없는 사람들,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한 사람들, 그래서 주어진 자리라고는 6000원짜리 아르바이트 노동인 사람들이 우리들입니다. 비정규직, 파견, 도급, 온갖 이름이 붙은 불안정 저임금 노동이 일상인 사람들이 우리들입니다. 꿈을 준비하고 실현할 여유를 빼앗긴 사람들이 바로 우리들입니다.

이 땅에서 불평등의 상속은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꿈꾸기 위한 길은 가난한 우리에게 더 가혹합니다.

학자금대출에 생활비대출이 수레바퀴가 되어 짓누릅니다. 물러설 곳 없이 싼 노동을 이어가는 쳇바퀴 같은 생활이 계속됩니다. 청년의 삶은 그렇게 위축됩니다.

공정한 경쟁과 더 많은 노력으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 불평등한 세상에서 절망의 자리는 청년에게 예비되어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소득을 깎는 경제가 있고, 권리 없이 일만 하라며 꿈을 빼앗을 준비가 된 국가가 있습니다.

우리 삶의 가능성을 되찾을 기본이 필요합니다. 우리를 꿈꾸는 인간이 아니라 남는 부품으로 대하는 사회를 바꿀 기획이 필요합니다.

이 사회에서 청년이라고 호명되는 사람들 입장에서 말씀드립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을 저당 잡히는 학자금대출도 아니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을 갉아먹는 비정규직 일자리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본소득, 삶을 위한 출발점입니다.

이 사회에서 불안정노동자, 비정규직, 알바라고 불리는 사람들 입장에서 말씀드립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본소득, 함께 사는 삶을 위한 출발점입니다.

노동당은 기본소득 입법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국회에서 발의할 의원이 노동당에서 나오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럴 것입니다.

혹여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한 표 한 표는 기본소득 입법이 이뤄지는 날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꿈꿀 수 있는 사회, 함께 사는 사회, 기본소득을 출발점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노동당과 용혜인이 앞장서겠습니다.

이경자 (노동당 대전 유성구 후보)

대전 유성구에서 탈핵, 기본소득 후보로 출마한 이경자입니다. 여러분이 대전 유성하면 첨단과학기술의 도시로 기억하실 텐데요, 전문연구 종사자들도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의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중산층이라 일컫는 가정도 밑에서부터 무너지고 있습니다. 총체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지방이긴 하지만 한국사회의 변화가 가져다주는 불안감이 지역사회 곳곳에서 엄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첨단과학의 도시 유성에서 핵시설 없는 유성과 모두에게 기본소득이라는 공약을 내걸고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 우리들의 기본적인 삶의 출발이자 인간다운 삶을 위한 시작입니다. 지역에서도 열심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기본소득운동을 열심히 전개하겠습니다.



하윤정 (노동당 마포을 후보)

2009년에 처음 기본소득을 들었습니다. 참 신기하고 많은 반발심이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주변 친구들과 기본소득에 대해 얘기하면서 어느새 기본소득을 받는 모습들을 상상하고, 그것에 대해 쉽게 지지할 수 있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또 새로운 단어를 하나 들었는데요, 많은 친구들이 할 일 없는 사람들을, 자신을 일컬어 ‘잉여’라고 표현했습니다. 남아서 좋은 게 아니라 할 일이 없어서 스스로 잉여처럼 있는 것에 대한 자조였는데요, 전 아마 알파고가 많이 화제가 되었던 것처럼 더 많은 인간들이 스스로 잉여라고, 돈도 벌지 못하고 일자리도 없는 우리를 잉여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소득은, 우리가 그런 사람들에게 ‘아니야, 너는 실패해도 괜찮아’, 혹은 ‘그건 실패가 아니다’, ‘우리는 평등하다’는 말 대신에 진짜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제도이자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기본소득을 지지하게 된 딱 한마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왜 우리나라에서, 세상에서 의사가 돈을 많이 버냐, 그것은 의사가 잘났기 때문이 아니라 아픈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는 노동과 이 사회에 대한 전환으로서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기본소득을 입법화하기 위해서 열심히 지역에서 후보로 뛰겠습니다.

금민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상임이사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서 기본소득운동이 1단계를 벗어나서 제2단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이 이 나라에 소개되고 토론되고 논의된 지 10년이 돼갑니다. 그간의 활동이 토론과 논의 중심이었다면, 오늘 이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해서 앞으로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실천의 단계로 기본소득운동이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총선 본선에 돌입하면 모든 후보들에게 기본소득에 대한 지지의사와 찬반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다음번 국회에서는 기본소득이 반드시 법안으로 논의되고 통과될 수 있게 저희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앞으로도 열심히 기본소득운동을 추진해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