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4일 오늘, 경기도가 1,364만 명의 경기도민 모두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한계로 인해, 비록 주민 1명당 10만원이라는 일회성 소액 지원을 하는 것이지만, 온국민 재난기본소득의 물꼬를 트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아래와 같은 환영논평을 발표합니다.

[논평]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 실시를 환영한다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빨리 결정되고 집행될 필요가 있는 지금, 경기도가 1,364만 명의 경기도민 모두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은 당연하면서도 놀랄 만한 일이다. 그리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 결정이 당연한 것은 현재 사람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에 최소한이나마 활력을 주기 위해서는 보편적이고 무조건적인 현금 지급이 긴급하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경제 활동을 포함한 사회 활동을 줄여야 하는데,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모두에게 경제적 보장을 해야 한다. 또한 이 위기로 초래된 경제적 어려움은 기존의 복지 제도나 경제적 방책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다. 다시 말해 일부를 선별해서 지원하거나,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은 효과도 떨어지고 정당성도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결정이 놀라운 것은 제한된 재원밖에 없는 지방자치단체가 보편적인 지급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최근 십 년 사이에 무상 급식에서 출발해서 기초연금과 아동수당까지 한국의 복지가 확대되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는 ‘선별적’ 복지 관념이 지배적이다. 이는 지금 중앙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원책이 여전히 선별적인 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증 위기를 우리가 원한 것은 아니지만, 이 사태는 보편적이고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의 원리에 기초한 대담한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경제가 계속 굴러가야 대다수의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오늘날의 사회가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고 있는 지금 경제 활동과 상관없는 소득이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경험을 우리는 하고 있다.

환영할 만한 경기도의 결정이 중앙정부의 정책 기조를 바꾼다면, 우리는 더욱 커다란 환영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또한 재난기본소득 논의와 실시가 한국 사회의 새로운 방향을 가리키는 풍향계이기를 바란다.

2020년 3월 24일

BIKN_Logo_S_web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