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 #4 이문재 편.
“기 본 소 득 이 시 다”
기후위기 시대 몽상, 편력, 산책, 느림, 농업 등을 말하는 시인이 있다. 이문재다. 그는 생태적 상상력을 키워나가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며, 그 조건으로 기본소득을 제시한다. 궁금해졌다. ‘자신만의 김종철’을 만들자는 시인이 왜 기본소득을 지지할까. 기본소득이 있는 세상은 어떤 ‘시인’을 만들어낼까. 시인의 시 낭송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인터뷰.
“저는 기본소득에 대해서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 글도 몇 편 썼는데 그중 하나가 성경에 (대한 것이에요). ‘나중에 온 자에게도 똑같은 1데나리온을 주어라.’ 저는 그게 기본소득의 기원 같아요. 그런데 좀 아쉬운 점은 그 성경의 기사(奇事)에서는 포도원에 온 사람들한테만 주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어떤 상상을 했냐 하면 포도원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 아픈 사람이랄지 어린아이(를 상상했어요).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 그래서 저는 나중에 오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주어라(라고 결론 내렸죠). 그게 가장 근본적인 기본소득일 것 같아요 … 또 하나, 기본소득 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는데, 켄 로치(Ken Loach)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예요). 국가가 시행하는 지금의 사회복지 정책은 그걸 받는 수급자들을 대단히 자괴감에 빠지게 만들어요. 내가 낸 세금,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낸 세금을 내가 받는 건데 (말입니다) … 기본소득도 그렇게 되면 안 된다고 봐요. 당연한, 신성한 권리(라고 인식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