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5일, 자그마한 공간에서 자그마하게 모여 시작된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가 어느덧 10돌을 맞이했습니다. 십 년의 세월 동안, 어떤 때는 천천히 또 어떤 때는 숨 가쁘게 걸어왔습니다. 2019년 11월 23일 저녁, 10년을 기억하며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의 새로운 시간을 기대하는 말씀을 듣는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10주년 기념식 '한 끼의 식사와 함께하는 10년의 기억'>을 네트워크 안팎의 여러 분들과 함께 치렀습니다. 그 시간을 여기에서 공유합니다.
아마도 저를 모르시는 분은 저 사람 누구지 하실 것이고, 혹여 저를 아시는 분들은 저 사람이 왜 저기에 있지 하실 듯합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자리에 서 있습니다. 오늘만 두 번째입니다. 마침 그때 읽고 있었던 데리다 책의 어떤 한 구절 때문일 겁니다. 제가 이 예기치 않은 자리에 선 것은요. 그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용서하지 못할 것을 용서하는 것이 진정한 용서다라는 말. 오늘 이 행사의 주인공이었어야 할 두 동지, 권문석 형과 김종훈 형을 기억하고 추억해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고민할 것도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