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정부의 기본소득 실험 공표: 보건사회부의 설명과 전문가들의 우려
2016년 8월 27일, BIEN News
여기에서 우리가 이미 보도한 대로, 핀란드 보건사회부는 기본소득 실험 실시계획의 최근 동향을 공표했다. 8월 25일, 보건사회부는 기본소득 실험 관련 법안에 대해 핀란드 대중의 의견을 조사했다. 여기에 보건사회부의 설명과 전문가 반응을 싣는다.
리이사 시이카-아호 (본인 제공)
보건사회부의 책임자 리이사 시이카-아호(Liisa Siika-aho)는 8월 26일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에 다음과 같이 답변을 보내왔다.
Q: 기본소득 실험은 어떤 것이고 실험 목표는 무엇인가?
A: 기본소득 실험은 유하 시필라 총리의 정부 프로그램에 들어 있는 것이다. 그 실험은 참여와 고용을 더 잘 독려하기 위해서 사회보장제도를 개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여러 활동 중 하나이다.
Q: 기본소득 실험은 왜 시행하는가?
A: 입법안의 목적은 기본소득이 사회보장제도를 개혁하는 데, 특히 노동 관련 유인의 덫을 줄이는 데 이용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 기본소득 실험을 실시하는 것이다.
Q: 참여자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A: 일정한 제한조건하에서 사회보장보험공단(Kela)의 실업 관련 수당을 받는 사람들이 실험에 포함될 것이다. 타깃집단에서 실험대상자 2,000명이 무작위 표집에 의해 선택될 것이다.
핀란드는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옹호해온 긴 역사가 있다(간략한 요약으로는 여기를 보라). 여기에 이 주창자들의 논평들이 있다.
얀 오토 안데르손(오보아카데미대학교 명예 부교수)은 1980년경부터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주장해왔고 BIEN(당시에는 유럽네트워크)의 창립멤버이다. 8월 26일, 그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을 위한 기본소득이 어떤 의미인지에 관한 시험이 아니다. 실업상태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기 위한 시험일 뿐이다. (중략) 그래서 이 실험은 제한적이지만 흥미롭다. 이 실험은 오랫동안 이곳에서 있어 온 논의의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다. (중략) 그것[실험에 대한 나의 느낌]은 긍정적인데, 왜냐면 이 실험으로 기본소득 아이디어가 더 잘 알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헬싱잉 사노맛(Helsingin Sanomat)>(옮긴이: 헬싱키 소식이란 뜻) 기사를 보여주는 얀 오토 안데르손(도루 야마모리 촬영)
오스모 소이닌바라(핀란드녹색당 소속의 전 사회사업부 장관이고 핀란드에서 오랫동안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주장해온 또 다른 인물)는 8월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혹평을 올렸다. 거기서 그는 이 실험은 “이런 멍청한 모델”이라고 했다. 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아래와 같았다.
적절한 기본소득 모델에서, 수령된 기본소득은 사실 당신의 소득수준이 올라갈 때 작아지지 않지만, 세금의 부과는 벌어들인 맨 처음의 유로부터 시작한다. 그것이 적절한 기본소득은 중위소득 일자리의 사람들에게 순 소득 이익을 가져다 주지 않는 이유이다.
이번 실험에서 조세는 건들이지 않은 채 그대로 둔다. 만일 당신이 월급 4000유로인 일을 하면, 당신은 당신 옆에서 정확히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보다 560유로를 더 벌 것이다. 우리는 매달 560유로로 모든 근로소득자의 소득 수준을 올릴 형편이 못 된다.
이와 관련해서, 그 모델은 기본소득이 누구에게 효과적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본소득에 비난의 화살을 겨누게 만드는 책임이 있다.
(번역: 오토 레흐토)
오토 레흐토(전 기본소득핀란드네트워크 대표)가 우리에게 논평을 주었는데, 그 논평은 더 미묘한 차이가 있는 어조인 듯하다.
이전에 기본소득핀란드네트워크에 있었던 개인이자 학자로서(옮긴이: 오토 레흐토는 현재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에서 수학 중이다) 느낌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연구의 한계 범위는 정확하게 일종의 타협인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정부는 뭔가를 해야 한다는 모호하면서도 강박적인 의식에 자극 받아 행동하는 광범한 정치세력의 연립정부인데, 이 정부의 위임을 받은 전문가 연합이 추천하는 결과일 것이라 예상되던 타협이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다음과 같은 인식의 제어를 받은 타협이었다. 즉 많은 것들의 영역을 불가피하게 침범할 것이라는, 어떤 것이 행해지기 전에 많은 특수 이해관계들이 조정되어야 할 것이라는 인식의 제어를 받은 타협이었다. 변화는 공포를 낳고, 공포는 마비를 낳는다. 회의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한계 범위는 핀란드 근로복지/복지국가(workfare/welfare-state)의 기존 규범과 기대에 가장 덜 위배되고 핀란드 근로복지/복지국가에서 가능한 한 가장 작게 이탈하도록 고안되었다. 특히, 청년과 학생을 제외한 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장점도 없고 정당한 이유도 없는 도덕주의적 결정이지만, 현재 상황에서의 타협으로서 그리고 “게으른 학생들에게 공짜 돈을 준다”는 비판에 대한 예방책이기에 이해가 된다.
예산 제약과 시간 제약은 켈라의 통제를 벗어나는 문제이고, 그래서 주된 잘못은 정부 내에 있다. 그들은 또한 원래 목표와 한계 범위를 설정했는데, 그 목표와 한계 범위 내에서 노동시장 참여 초점을 주된 기준으로서 제기해왔고 그에 따라 (나 자신을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이 분통하게도, 인권, 자유, 평등 등 사회정의 성향의 고려사항들을 대체로 제쳐뒀다는 예견 가능한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이것이 현 사태이고, 2019년 다음 총선에서 바뀔 수 있을 뿐이다.
참가자 2000명은 소규모 표본이지만, 만일 예산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부의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로 표본을 제한하는 것은 정부가 전념하는 초점의 결과로서 명목상으로는 이치에 맞다. 그러나 이것은 저임금으로 일하는 사람들, 학생들, 자영업자들 등등의 여러 잠재적 수령인 집단들을 배제함으로써 실험을 왜곡한다. 이것은 정부 자신의 (제한된) 전망과도 맞지 않는다. 노동시장 참여는 공식 실업 통계에 반영되어 있는, 노동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옛날식 구분보다 더 복잡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조세 측면은 또 다른 잠재적 재앙이다. 만일 조세제도가 새로운 수당 구조를 반영해서 바뀔 수 없다면, 이것은 불가피하게 기본소득 수령자 가운데 일부는 그들의 동료들보다 잘 살게 만들 것이지만, 그들 중 일부는 동료들보다 더 못살게 될 것이다. 녹색당 기본소득 모델의 아버지인 오스모 소이닌바라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정부/켈라의 안에 대해 매우 비판적으로 썼듯이, 그런 모델은 대규모 예산 적자를 낳게 되고 국민경제 전체로 일반화될 수 없다.
나는 이 실험이 진정으로 흥미로운 과학적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데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지만, 그 실험은 정부 계획의 명목상의 요구사항들과 압박을 가하는 다양한 이해관계 집단들을 만족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 그 실험은 너무 급진적이지도 너무 좌파적이지도 너무 우파적이지도 않는 듯 보인다. 그 실험은 기본소득 논의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쓸모가 있을 수 있다. 동시에, 마찬가지로, 많은 경우에 아마도 더 진전된 논의를 억누르는 데 이 실험이 이용될 것이다.
나 자신의 견해를 넘어서, 나는 지금 이 안이 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내가 속해 있는 집단의 친구들은 좌파와 우파의 다양한 정당을 대표하고 있고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친구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합의점은 그 실험이 많은 측면에서 실망스러울 듯하다는 점, 그리고 아마도 심지어 실패로 끝날 운명이라는 점이다. (몇몇 친구는 음모적으로 이렇게 덧붙일 것이다: 의식적으로?) 반대론자들과 회의론자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더 철저하고 더 규모가 크고 더 잘 설계된 실험을 좋아할 것이다. 그 실험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 실험이 거둔, 실패에 가까운 미적지근한 성공은 우리나라에서 제도 변화는 어렵다는 훌륭한 암시이다. 좋은 아이디어들도 ‘OK’ 반응을 받는 아이디어가 되고, 나쁜 아이디어들도 ‘OK’ 반응을 받는 아이디어가 된다. ‘OK’ 반응을 받는 아이디어라는 것 말고 아무것도 없을 때까지는. 그래서, 맞다, 이 실험은 OK … 인 듯하다.
캐머런 맥리오드(Cameron McLeod)의 검토를 거친 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