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기관에서 기본소득 실험을 권고하다
2016년 1월 7일, BIEN News
프랑스 노동부 내 디지털 부문 담당부서가 최근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조건 없는 기본소득 실험을 권고했다. 디지털 경제가 성장하는 추세인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노동의 자동화와 디지털화는 노동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 이는 보고서에서 다룬 주요 질문 중 하나로, 보고서는 국가디지털협의회(National Digital Council)가 프랑스 정부 부처인 노동과사회소통부(French Ministry of Labor and Social Dialogue)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다. 디지털협의회는 2012년 설립된 공공단체로, 프랑스 정부가 디지털 관련 이슈에 관해 자문을 구하고 있는 단체이다.
보고서는 이번 주 초에 발행되었으며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보고서는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중요한 주장을 하면서 “기본소득에 관한 다양한 제안들과 실험들”에 대한 철저한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기본소득은 보고서에서 주요하게 권고하는 20가지 방안 중 하나로 언급된다.
노동부, 회의적이지만 제안을 거부하지 않다
노동부 장관인 미리얌 엘 콤리(Myriam El Khomri)는 이에 열정적으로 반응하진 않지만 아이디어를 완고히 거부한 것은 아니다. 그는 “기각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언뜻 보기엔 소요되는 비용을 장담할 수가 없겠다.” 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의 사회보장 모델은 한계에 다다랐으며 노동 시장은 다양한 형태의 수많은 활동들을 보상하지 못했고 따라서 모든 이에게 소득을 제공하지 못했다.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이 추세를 가속화한 것은 기술이다. 자동화는 일자리를 빼앗고 있으며 경제의 총 수요를 감소시키고 있다. 인터넷에서 발전 중인, 보이지 않는 생산 형태는 – 이를 ‘디지털 노동’이라 일컫는데 – 생산자에게 보수를 지불하지 않는 새로운 생산 행태를 주도하고 있다. 그 결과,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재분배 시스템 또한 필요하게 되었다.
보고서는 흔히 알려져 있는 논의들을 바탕으로 조건 없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시행 방법에 관한 다양한 안들을 간단히 살피고 있다. 여기에는 조세제도 및 사회보장제도의 개혁, (국민을 위한 양적 완화 같은) 다양한 형태의 신용 창출, 무급의 비가시적 노동에 보수를 지불하기 위해 법인세를 인상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또한 이 보고서는 어느 특정한 방안만을 선호하고 있지 않다. 두 단계로 구성된 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단계 기본소득의 실현 가능성 연구. 경제학자, 통계학자, 재정 및 법률 전문가로 구성된 팀에 의해 진행되는 연구. 기본소득으로 이행하기 위한 모의실험 도구를 개발하는 것, 대중 토론을 통해 각각의 안에 대한 영향력 있는 평가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
2단계 기본소득 지역 실험. 실현 가능성 연구를 보완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실험.
“우리는 이 움직임을 주목해야 합니다”
“공공기관에서 발행된 보고서 중 디지털 시대로 이행하는 것과 기본소득을 연계한 논의를 다룬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보고서 작성자 중 한 사람인 브누아 티외랭(Benoit Thieulin)의 말이다. “정부는 이 기회를 잡아 기존 연대와 재분배 모델을 개혁해야 합니다. 실험들은 여러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고, 우리는 이 움직임을 주목해야 합니다.”
기본소득은 20가지 권장 방안 중 마지막에 등장했는데도, 대다수 프랑스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오랫동안 저는 기본소득에 회의적이었습니다. … 크게 설득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티외랭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나 오늘날 이 아이디어는 모든 것을 의문에 붙입니다. 특히 현재 복지 시스템은 어느 곳에서나 균열이 일어나는 중입니다. 무려 절반에 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수당을 청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행정에 소요되는 비용은 어마어마하고요! … 어느 시점에는 분명 물어야만 합니다. 우리에게 보편적인 안전망이 있다면 더 단순하고 더 저렴하면서 모두에게 더 혜택이 돌아가게끔 해줄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이에요.”
보고서 작성을 위한 자문을 해준 BIEN 가입 지부인 프랑스기본소득운동(Mouvement Français pour un revenu de base)은 보고서 발행을 환영했다. “가장 가능성 있는 조건들을 논하고 있는, 매우 시기적절한 보고서입니다.” 국제 교류 담당자인 니콜테케(Nicole Teke)의 전언이다.
프랑스 정부에서는 모든 사회수당들을 평가하는, 특히 현행 최저소득제도를 주목해서 평가하는 또 다른 보고서를 요청했다. 이에 프랑스기본소득운동에서는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길을 닦는 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글쓴이: 스타니슬라스 주르당 옮긴이: 혜인
원문: FRANCE: Government agency recommends testing basic inc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