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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
백승호 / 계간 《기본소득》 편집위원장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 이번 계간 《기본소득》 ‘화제의 인물’에 소개된 오준호 기본소득당 대통령 후보의 대선 출마선언문에 인용된 구절입니다. 기본소득이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잘 드러낸 구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이번 대통령 선거는 역경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어떤 별을 만들어 낼지를 이야기하기보다 각자의 이해득실만 따지는 초라한 아우성만 무성합니다. ‘논점’에서 대선 후보들의 소득보장 공약을 비교하고 있는데 주요 후보들에게서 우리들의 별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계절의 이슈’에서 소개된 기본소득 공약에 대한 국제워크숍 소식을 보면 전 세계 기본소득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이론가 및 실천가들에게서 대한민국의 기본소득 실현에 대한 기대를 느낄 수 있지만, 정작 대선에서 기본소득 공약에 대한 논의는 실종되어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애초에 역경을 헤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별을 만드는 것은 민초들의 역할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호 계간 《기본소득》에서는 일상에서 기본소득을 실현해 가는 이런 보통 사람들의 노력들을 담아봤습니다. ‘이 계절의 이슈’에서는 판동초등학교 어린이 기본소득과 부산 청년기본소득을, ‘동향’에서는 과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기본소득, 기독교 기본소득 포럼 창립 총회를 다녀온 후 기독교인들 사이에서의 불고 있는 기본소득 실현을 위한 실천 소식을 담았습니다.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라는 기본소득의 지향을 지구생명체로 확대하여 실현하고자 하는 기본소득당 동물권·생태의제기구 어스링스의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기본소득 실천들이 쌓이고 쌓이면 우리는 어느새 그 별에 도착하리라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논점’과 ‘학술동향’에서는 대안적 소득보장제도로 제안되고 있는 음의 소득세NIT와 기본소득의 비교와 비판적 평가가, 해외동향에서는 미국의 보장소득Guaranteed Income 논의가 소개되었습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기본소득’에서는 김상준 교수님께서 99%의 민民을 살리는 나라의 재정권이라는 관점에서 기본소득을 풀어주셨습니다. 신형철 님은 영국의 ‘End UK Hunger’ 캠페인의 19~25세 부문 수상작 ‘보편적 기본소득’을 소개하고 기본소득에 닮긴 의미는 ‘비로소 인간으로 살 진정한 자유’에서 찾으셨습니다. ‘기본소득과 나’에서는 양순철 장로님과 강원돈 교수님이 당신들의 삶에서 기본소득의 의미에 대해 소개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지평’에서는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의 배상우 님께서 석사학위논문 ‘“범주형 기본소득에 관한 비교연구”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이번 호에도 어김없이 ‘문학’에서 김민정 님의 시 ‘의자’와 김애란 님의 산문 ‘코로나 극장전’이 계간 《기본소득》을 밝혀주었습니다. 이렇게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 가는 길에 소중한 글들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