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의 정체

작성자
retelf
작성일
2016-08-28 10:33
조회
997
경제의 목적을 자유의 확보라고 보았을 때 인류 경제는 생존시대, 노동시대, 자유시대의 세단계의 발전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이를 약간만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생존시대 : 노동을 하더라도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단계
2. 노동시대 : 노동을 하면 생존이 보장되는 단계
3. 자유시대 : 노동하지 않아도 생존이 보장되는 단계

인류는 그 대부분의 시간을 생존시대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노동시대로 접어든 시기는 17세기에 들어서부터입니다. 산업혁명이 그 촉발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노동시대가 전반적으로 완성된 것은 20세기 초반 정도였으며 지금도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는 노동시대의 진입마저도 되지 않은 곳이 상당수 존재합니다.

산업혁명은 인류의 육체노동을 기계가 대신해주는 혁명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이후부터 인류는 정신노동만을 하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중반 컴퓨터가 발명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고도의 컴퓨터, 즉 인공지능이 그 거대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인류는 정신노동으로부터도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이제 인류는 자유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기존의 주류경제학은 산업혁명 이전의 중상주의 시대를 기반으로 하여 그 최초의 체계가 잡힌 학문입니다. 즉 생존시대를 바탕으로 성립한 학문입니다. 아담스미스는 그 시대의 사람이었습니다. 따라서 산업혁명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상태에서 그의 국부론이 쓰여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국부론은 생존시대경제학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회주의 경제학, 즉 마르크스 경제학은 노동시대를 바탕으로 성립된 경제학입니다. 이 시대는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즉 기계의 힘 덕분에 ‘잉여’라는 것이 발생하기 시작한 시대였습니다. 생존시대는 아무리 노력해도 굶어죽는 사람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시대로서 먹을 것에 비하여 노동력이 부족한 시대였습니다. 반면 산업혁명과 함께 등장한 기계는 인간의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신장시켜 주었으며 그 결과 인류는 - 적어도 잠재적으로는 - 생존에 필요한 양 이상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자본주의가 지닌 구조적 결함 - 유출과 축적으로 인한 실업 - 때문에 여전히 생존시대의 기아가 잔존하는 기현상을 낳고 있을 뿐입니다.

노동시대의 노동이란 본질적으로 정신노동을 의미합니다. 그리하여 이 시대에 있어서 기계가 대부분의 중요한 육체노동을 대신해 주고 있었으므로 인간이 할 일은 두뇌노동이 주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중반부터 컴퓨터가 등장했습니다. 그 이후 컴퓨터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 인공지능으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컴퓨터는 이제 단순 정신노동이 아닌 고도의 정신노동을 대신해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결국 컴퓨터는 조만간 인류의 모든 노동을 해방시키면서 노동시대를 마감짓게 될 것입니다.

아담스미스 이후의 경제학의 혼란은 생존시대의 경제학을 노동시대의 현실에 그대로 적용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이었습니다. 잉여가 존재하지 않던 생존시대의 경제학은 잉여의 유출과 축적, 그로 인한 구매력의 퇴장과 실업발생이라는 문제를 예상하지 못한 경제학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들에 관한 최초의 체계적인 분석이 마르크스에 의하여 이루어졌습니다. 그 분석은 당시로서는 정확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르크스 경제학 역시 노동시대를 기반으로 한 경제학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인류가 노동으로부터 완전 해방될 수 있다는 사실은 마르크스마저도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었습니다. 노동은 인민의 의무이자 명예이며 이는 영구불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 세상은 노동이 인민의 수치이자 자해행위로 전락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마르크스 경제학이라는 앞물결 역시 장강의 뒷물결에 의해 밀려나고 있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인간이 노동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시점 이후부터는 더 이상 경제학이 필요없습니다. 경제학은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문인데 경제문제 자체가 사라지는 이상 경제학은 그 존재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인류는 노동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것이고 그와 동시에 경제문제는 일반적으로 소멸하게 될 것입니다. 남는 문제는 기계역학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일 뿐이며 이런 것들이 경제학이 아님은 물론입니다. 이제 경제학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경제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유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를 알리는 세례요한이 바로 기본소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