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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날기 위한 숨 고르기
백승호 / 계간 《기본소득》 편집위원장
여름 호에서는 지난 대선 기간 기본소득 운동에 대한 평가를 기획으로 담았습니다. 이번 가을 호에서는 향후 기본소득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기획으로 담았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기본소득 운동을 주도해왔던 조직들과 실천가들의 많은 목소리를 담고자 했으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몇 분의 이야기만을 담았습니다. 공통적인 의견은 숨 고르기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숨 고르기와 함께 보다 구체적으로 “기본소득의 정당성, 필요성, 현실성을 과거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더 깊이 있는 수준에서 그리고 새로운 기후 체제 속에서 논구하는 일”,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기본소득으로 기본소득 운동의 주체들을 찾고 조직하기”, “홀로가 아니라 기후 위기 등 거대한 공통의 위기와 같이 가기”, “학생 기본소득, 농촌 기본소득 등 다양한 정책실험을 통해 그 가치를 분명히 드러내기” 등을 필자들은 주문하고 있었습니다. 기본소득 운동의 미래 방향은 지난 지방선거 출마 후보님들의 목소리를 담은 두 번째 기획 코너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멀리 날기 위한 숨 고르기의 과정에서 기본소득의 정당성을 공유지, 공유부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부터 논점 코너를 통해 공유지 운동 및 공유지 연구자들의 다양한 생각과 입장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정남영 선생님은 커먼즈 패러다임, 커먼즈에서의 분배와 기본소득에 대해 다루어 주셨고, 가톨릭대학교의 정영신 교수님은 제주도 사례를 기반으로 커먼즈 운동의 현실과 전망을 짚어주셨습니다.
화제의 인물 코너에서는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의 기본소득연구소가 창립 기획으로 제작한 야심작인 ‘파문’에 출연해주신 박이은실, 이문재 선생님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고, 기본소득전남네트워크 문지영 대표님의 삶과 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호에도 계간 《기본소득》의 꽃인 문학 코너에서는 김정환, 박연준, 이기호, 천운영 선생님의 시와 산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세션 하나를 추가했습니다. ‘기본소득과 그 적들’ 세션입니다. 이 세션에서는 기본소득에 대해 일반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들을 다룹니다. 이번 호에서는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전 이사장님께서 ‘기본소득과 인플레이션’을 다루어 주셨습니다. 결론은 기본소득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는 형태로 도입될 수 있고, 인플레이션 대응 정책(디스인플레이션)의 부작용을 줄이거나 대응 정책의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그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동향코너에서는 지난 여름에 있었던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워크숍, 부산청년기본소득실험, 서울시의 안심소득 관련 토론회 소식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기본소득 코너에서는 최유미(수유너머104) 선생님께서 ‘스위트 홈’을 태워버릴 ‘넝마, 가솔린, 성냥’으로서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설파해주셨고, 기본소득과 나 코너에서는 충북연구원의 최승호 박사님과 정책연구소 함께 살기 이권능 소장님께서 당신들의 삶에서 기본소득의 의미를 말씀해주셨습니다.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