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앞두고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가 드리는 말씀

기본소득에 투표해 주십시오!

기대와 포기가 공존하고 새로움과 진부함이 교차하는 가운데 총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선거라는 정치 과정을 통해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특히 지금과 같은 위기 시대에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향과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며, 그렇기에 진정으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개의 정당과 대다수의 후보가 약속이라고 내놓은 것은 대부분 시대착오이거나 거짓말이었으며, 이로 인한 실망감이 다시금 정치와 선거에 대한 환상적 환멸을 낳고 있습니다.

이런 갈림길에서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불안한 삶을 넘어 모두가 정치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기본소득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며, 바로 여기에 투표해 달라고, 그럼으로써 스스로에게 투표해 달라고 모든 시민에게 호소합니다.

지난 3월 16일에 있었던 ‘기본소득 총선의제화 기자회견’에서 이미 말씀드렸지만, 저성장과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시대에 제대로 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라는 형태의 소득이 필요합니다. 정치공동체가 모두에게 아무 조건 없이 지급하는 기본소득은 삶의 토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정치공동체가 모두에게 지급하는 기본소득은 껍데기밖에 남지 않은 민주주의를 되살리고 넓히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입니다. 모두에게 주어져 있으나, 현실에서, 특히 경제적인 이유로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정치적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과 같은 물질적 토대가 필요하며, 이는 다시 민주주의의 토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뜻을 가진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와 공동으로 이번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에게 ‘기본소득 정책질의’를 했습니다. 지역구에 출마한 791명의 정당 소속 후보자에게 개별적으로 혹은 소속 정당의 중앙당과 시도당을 통해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아쉽게도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노동당, 녹색당 소속 20명의 지역구 후보자만이 답변서를 보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20명 가운데 18명의 후보자가 기본소득에 찬성하며, 제20대 국회에서 입법 발의를 하겠다는 의견을 제출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현 상황과 해법에 대해 상당한 공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 위기, 생태 위기, 자동화와 인공지능이라는 우리 시대의 문제를 모두가 공감하고 있으며, 복지 지출, 조세 개혁과 증세, 소득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 등 현안에 대해서도 거의 모두가 같은 방향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대의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 방향을 공유한다면, 기본소득이라는 대안이 이제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제 기본소득이 의제로 다루어지고, 여론을 이루며, 제도로 자리 잡을 때입니다. 이를 위해 모든 시민 하나하나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의 정책질의를 통해 기본소득을 찬성하고 지지하는 후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소연, 송인배, 오창석, 유승희, 이춘석 후보(이상 더불어민주당), 신지혜, 이경자, 이원희, 이향희, 최승현, 최종문, 최창진, 하윤정 후보(이상 노동당), 김영준, 변홍철, 이유진, 하승수, 홍지숙 후보(이상 녹색당). 또한 노동당과 녹색당은 기본소득을 총선 공약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에 투표해 주십시오. 선거를 통해 변화의 디딤돌이 마련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선거가 현실의 장벽을 확인할 뿐이라고 포기하는 분들에게도 호소합니다. 기본소득에 내미는 여러분의 손길이 누군가에는 장벽에 틈을 내는 일이고, 또 누군가에는 미래를 향한 창을 여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기본소득에,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후보와 정당에 투표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6년 4월 8일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