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회계공시 수용/용인은 백기투항이다.

작성자
노동자공동투쟁위원회
작성일
2023-10-26 19:26
조회
134
민족이든 노조든 자주성을 상실하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성명: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조합원들에게 당장 사과하라!

민주노총은 회계공시 수용을 철회하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10월 24일 윤석열 정권의 노동조합 회계공시 요구를 수용했다. “노동탄압에 힘있게 투쟁하기 위해서,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해서” 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심각한 착각이다. 민주노총 지도부의 회계공시 수용 입장이 나자마자 자본과 권력의 나팔수들은 "밀어붙였더니 통했다"며 일제히 환호했다. 고용부 장관은 "노사법치를 기반으로 노사관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동개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우리는 도저히 민주노총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 이는 민주노조운동의 정신과 원칙인 자주성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다. 나아가 정권의 민주노조 길들이기에 투항한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투쟁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보수언론과 정권이 회계 공시를 반기는 이유는 회계는 곧 사업과 조직운영이며, 회계 공시는 민주노총과 산하 노동조합의 투쟁과 사업, 이에 필요한 예산집행의 내용을 그 투쟁의 대상인 자본과 정권에게 고스란히 가져다 바치는 꼴이 될 것이다.

이번 결정은 노동개악 추진, 노동탄압과 노조혐오로 밀어붙이고 있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백기 투항이다.

더 큰 문제는 세액공제 돈 몇 만원에 조합원들이 민주노조를 탈퇴하거나 투쟁지침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지도부의 인식이다. 자신들의 백기투항을 투쟁을 위해서라고 강변하고, 조합원 이익을 운운하며 세액공제 몇 만원으로 민주노조를 건설하고 지켜내기 위해 헌신하고 투쟁해왔던 전체 조합원 동지들을 돈밖에 모르는 속물로 모독하고 있다.

실제 자본과 정권의 탄압으로부터 조합원을 지키려 한다면 투쟁을 조직하고, 싸우는 것이 민주노총의 역할이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중앙집행위원회는 즉각 회계수용 결정을 철회하라. 전체 조합원 앞에 사죄하라. 그렇게 못한다면 현 지도부에게 더 이상 민주노총의 현재도, 미래도 맡겨서는 안된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하지 않는다면 현장 조합원들이 직접 나서서 민주노조의 자주성과 투쟁성을 지켜내자. 민주노조의 자주성과 투쟁성을 포기하는 결정을 거부하자. 정권의 회계공시 요구를 단위별로 거부하고, 함께 하는 단위들을 힘을 모아 투쟁하고 저항해나가자. 그것만이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노동조합의 주인으로서의 조합원의 역할을 스스로 해내는 길이 될 것이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은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민주노총 지도부의 잘못된 결정을 거부하고, 민주노조의 자주성과 투쟁성을 지키기 위해, 윤석열 정권 노동탄압에 맞서 힘차게 투쟁해나갈 것이다.

2023년 10월 26일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