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15년 기본소득국제학술대회를 마치고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를 ‘지역 정치와 기본소득’으로 한 것은 두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다. 현재 기본소득을 정당화하는 철학적, 현실적 논거는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긴 하지만, 노동과 소득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여전히 강력한 ‘노동 윤리’에 가로막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할 때 다양한 수준에서 벌어진 기본소득의 사례는 현실적으로 기본소득을 옹호하는 강력한 논거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기본소득을 둘러싼 정치 자체를 검토할 필요성 때문이다.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하나의 정책으로 입안되고, 현실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어찌되었든 정치라는 장에 들어가야 하고, 또 정치를 구성해야 한다. 지역 차원에서 이루어진 기본소득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주는 역할을 하며, 우리가 기본소득의 정치를 구성할 때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일정정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