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획 “기본소득 아이디어의 역사”

기본소득이 낯설고 새로운 생각이 아니라 제법 오래된 역사가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은 두 가지 효과가 있는 듯합니다. 하나는 말 그대로 기본소득 아이디어에 ‘역사적 권위’를 부여함으로써 공적 지위를 얻을 가능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기본소득 아이디어가 부상한 구체적 맥락을 검토하게 함으로써 이 아이디어가 진전하는 조건과 이를 가로막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NOTE. 2017년 8월부터 월간지 <시대>에 연재되고 있는 “기본소득 아이디어의 역사” 시리즈를 가져온 것입니다.

메이블 밀너와 데니스 밀너의 국가보너스 계획

글쓴이: 안효상

PREVIEW

1918년 6월, 그러니까 오늘날 제1차 세계대전이라 불리는 전쟁이 끝나기 5개월 전에 영국의 퀘이커 교도이자 노동당 당원인 메이블 밀너(Mabel Milner)와 데니스 밀너(Dennis Milner) 부부는 『국가보너스 계획: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Scheme for a State Bonus. A Rational Method of Solving the Social Problem)』이라는 16쪽짜리 팸플릿을 펴낸다. 그리고 친구인 버나드 피카드(Bernard Pickard)와 함께 ‘국가보너스연맹’을 구성하여 이를 실현하려고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1920년 노동당 대회에서 공식적으로 국가보너스 계획이 논의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노동자주의’라고 부르는 흐름이 당시 대세였기 때문에 이들의 계획은 거부되었고, 노동당은 완전고용 및 이에 기초한 사회보험을 주요한 정책 방향으로 내세운다.

이후 밀너 부부, 피카드, 국가보너스 계획은 거의 완전히 잊혀졌다. 1995년에 벨기에 루뱅대학에서 나온 반 트리에르(Van Trier)의 논문 “Everyman a King”을 통해 이들과 이들의 계획이 현대 기본소득의 선구자임이 드러났다. 국가보너스 계획은 어떤 자산 심사도 없고 거주하는 모든 사람에게 개별적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의 정의에 부합하는 계획이다.

[전체 글은 아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