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5일, 핀란드 정부가 기본소득 실험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실시될 기본소득 실험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후 핀란드 안팎에서 기본소득 지지자들의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자, 켈라(Kela, 핀란드 사회보장보험공단)에서 새로 영문 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비판들과 실험의 결정과정에 대한 후기를 추가했다. 여기서는 지난 두 달  동안의 비엔 소식들을  전함으로써,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의 핵심을 알리고 우려와 비판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비엔 소식은 아래의 순서로 묶어 소개한다.

1) 핀란드 보건사회부의 실험 설명과 기본소득 전문가들의 우려 (글 보기)

2) 켈라의 논거 비판: 결과에 대한 공포를 반영한 것이다(안드레 코엘류)

3) 핀란드 내부 반응: 녹색당과 해적당 (글 보기)

4) 켈라의 연구보고서 (글 보기)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 결과에 대한 공포를 반영한 실험

2016년 9월 2일, BIEN News

핀란드 보건사회부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사회부는 충분한 기본소득(월 1000유로 미만)이 아니라 부분 기본소득(월 800유로 미만)에 기초한 실험을 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충분한 기본소득 또한 실험으로 검토되긴 했지만, 정부는 이 실험이 부분 기본소득으로, 구체적으로는 월 560유로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결정한 듯 보인다. 켈라가 충분한 기본소득으로 실험하지 않는 것을 추천하기로 한 이유들은 아래와 같다.

1.     그것은 더 고율의 세금을 의미할 것이다.

2.     그것은 실업기금과 연금기금에 대한 낮은 소득 연동 분담금을 결과로 낳을 것이다.

3.     저소득층은 실업기금 분담금을 내지 않게 되고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세 가지 입장에 대해 각각 다뤄보자.

1.

켈라는 고세율을 “노동 인센티브”와 연관 짓는다. 전자가 후자의 감소를 이끌 것이라는 주장이다. 왜? 알겠다, 그렇게 되면, 직업이 있는 사람은 세금을 더 많이 낼 것이다. 이 세금이 가령 합당한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켈라는 이 사람들이 일을 그만둘 것이라고 가정하는 이유는 뭘까? 켈라는 여기서 순전히 경제적인 관점에서 추정하고 있다. 켈라의 논리에 따르면, 사람들, 특히 노동과 관련된 이들의 결정은 오로지 돈 계산에 따라 이뤄진다. 이런 논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사실상 완전히 비경제적이다. 켈라는 사람들의 관심, 선호, 그리고 돈이 아닌 다른 이유로 뭔가를 하는 특별한 충동은 중요하지 않으며 따라서 포기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켈라는 기본소득 실험에 대한 이런 선호와 충동 덕분에 가능해지는 효과들은 심지어 포착하거나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할 가치가 없다고 가정한다. 그 주장에서 전문용어와 화이트칼라 언어를 걷어내면, 그 주장은 기본소득에 대한 가장 흔하고 기본적이고 편견으로 가득 찬 주장으로 환원될 수 있다. 즉 (충분한) 기본소득이 있으면 사람들은 일을 그만둘 것이다(“게으름의 논거”). 사회적으로 유용한지 아닌지, 사람들의 소속감과 행복감에 기여하는지 하지 않는지 등등의 노동 자체의 성격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않는다. 켈라의 고위관료들, 분석가들, 협력기관들이 우려하는 유일한 점은 사람들이 일자리에 계속 있을지(그 일자리가 어떤 것이든 간에)이다. 즉 만일 그/그녀가 그렇게 한다면 (혹은 실업자가 공식적으로 고용된다면) 그건 아주 훌륭한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는다면, 그건 안 좋은 것이다. 이것이 실험임을 잊지 말자. 만일 의구심이 존재한다면, 분명 실험을 시작함으로써 시험되는 주제 – 이 경우에는 우리 자신 – 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만일 실험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을 의도한 것이라면, 그건 실험이 아니다. 그건 오로지 집단적 신뢰를 얻기 위해서 채택한 목적 없는 행위이고, 과학보다는 홍보에 훨씬 가까운 것이다.

2.

켈라의 두 번째 주장은 이런 식이다. 만일 사람들이 충분한 기본소득을 받는다면, 실업기금과 연금기금을 위한 저축에 왜 신경을 쓰겠는가? 물론, 이런 저축은 기본소득보다 더 낮은 금액일 때는 난센스 같은 것이다. 하지만, 만일 누군가에게 기본소득 문턱 이상의 평균소득이 있다면, 일정 금액의 실업 저축 그리고/또는 연금 저축은 현명한 투자일 수 있다. 실업이나 퇴직 상황에서도 소득 수준이 달라지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확실히, 이것은 전반적으로 실업기금과 연금기금의 분담금이 줄어들 것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게 나쁜 일인가? 무엇보다도, 충분한 기본소득이 있으면 실업이나 퇴직 보장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는 줄어들 것이고, 그래서 이런 기금이 지금만큼 커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어쨌든, 실업기금과 연금기금은 그 기금에 직접적으로 기여해온 (또는 기여했을 것으로 가정된) 사람들의 돈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그 기금들은 기금에 대한 그 사람들의 필요만큼 커야만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현재 기본소득을 받기 때문에 실업기금 그리고/또는 연금기금에 대한 분담금 납부를 중단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사람이 실업 상태가 되거나 퇴직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더 적어지는 것 말고는 사실 아무 일도 안 벌어진다. 하지만, 그 사람은 기본소득 수준 아래로 결코 내려가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기본 안전망은 늘 설치되어 있을 것이다.

3.

켈라의 세 번째 주장 중 앞부분은 이미 두 번째 의견에서 다뤘다. 그래서, 남은 문제는 노조 가입에 대한 것뿐이다. 켈라는 왜 노조 가입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보는가? 사실 조합원 감소는 충분한 기본소득을 시험조차 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가? 노동조합들은 쇠락하고 있는 노동에 대한 일정한 비전을 대표한다. 미국에서 지난 50년 동안 노조 조합원은 (전체 피고용인들 가운데) 약 33%에서 현재 약 10%로 떨어졌다(Planet Money, 2015). 영국에서도 등록된 조합원 수가 지난 35년 동안 급격히 떨어져, 1979년 1300만 명이던 수가 2014년 640만 명으로 줄었다. 대부분의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노조 조합원은 중간 수준에서 심한 수준의 감소가 있었으며, 핀란드도 여기에 포함된다(Henrique de Sousa, 2015). 동시에, 자영업은 여러 나라들(예를 들면 오스트리아, 벨기에, 아일랜드, 영국, 네덜란드, 체코, 핀란드)에서 증가하고 있다. 유럽연합 전체에서는 2008년 이후 약 16.7%로 안정화되고 있긴 하지만(World Bank). 노동조합이 대표하는 노동의 비전에는 고정된 노동기간, 분명한 노사관계, 고정된 협상 소득(단체협상), 휴가 합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덜 적절해지고 있다. 이것은 노동 유연성의 급증, 불확실한 노동기간과 소득, 불안정한 노동조건의 증가에 따른 것이다(Guy Standing, 2011). 노조의 제1의 적인 불안정함은 만일 충분한 기본소득이 시행되고 있다면 꼭 문제인 것은 아니다. 노조들은 노동자들에게 임금과 노동조건에 대한 집단적 협상력을 주기 위해 결성되었다. 노조가 없을 때, 궁핍의 위협은 노동자들을 재교육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고용주들이 늘상 사용해오던 것이었다. 고용주들은 노동자들에게 덜 유리한 합의를 밀어붙일 수 있었고, 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이 나쁜 대우와 빈곤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공포와 고용주들의 권력 남용에 기초한 이런 관계는 충분한 기본소득 아래서는 존재할 필요가 없고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다. 개별 노동자들이 충분한 기본소득 덕분에 개인적 협상력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말이 된다. 노조에 소속되는 것은 따라서 필수사항이 아니게 되며 그저 선호사항으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노조 가입 감소는 충분한 기본소득으로 실험하는 것은 고사하고 충분한 기본소득의 실시를 거부할 논거가 전혀 되지 않는다.
켈라는 공포 때문에 충분한 기본소득을 거부하고 있다. 이것은 실험이다. 물론 쟁점들이 있지만, 그것은 그 실험이 우선 요구되는 이유와 정확히 같다. 즉 전면적 시행 전에 통제된 구조 내부에서 얻게 된 결과 내용을 살피는 것. 그리고 실험의 효과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기대한 효과이든 기대하지 않은 효과이든 간에 말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제한된 실험 기간 동안) 그전에는 결코 경험한 적이 없는 더 큰 자유를 누리면서 발생하는 행위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한 가지 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핀란드의 그리고 인류의 미래라는 점에서.

더 많은 정보는 아래에서 얻을 수 있다.

[핀란드어]

Olli Kangas & Ville-VeikkoPulkka (eds.), “Preliminary report on a universal basic income”, Prime Minister’s Office, March 30th 2016

[영어]

Ministry of Social Affairs and Health, “Ministry of Social Affairs and Health requests opinions on a basic income experiment”, Sosiaali-Ja Terveysministeriö; August 25th 2016

Planet Money, “50 years of shrinking union membership, in one map”, February 23rd 2015

Department for Business Innovation & Skills, “Trade Union Membership 2014 – statistical bulletin”, June 2015

OECD Data, Self-employment rate (% of employment, 1990 – 2015)

World Bank, Self-employed, total (% of total employed)

Guy Standing, “The Precariat: the new dangerous class”, Bloomsburry Open Access / Creative Commons, 2011

[포르투갈어]

Henrique de Sousa, “Sindicalização: a vida por detrás das estatísticas [Unionization: thelifebehindthestatistics]”, WorkingPaper, Faculdade de Ciências Sociais e Humanas, September 2011

알리 외즈귀르 아발르(Ali Özgür Abalı), 케이트 맥팔랜드(Kate McFarland), 타일러 프로차스카(Tyler Prochazka)의 검토를 거친 글임.